10%이상 고금리 은행 가계대출 비중 3년 만에 최대치
입력 2011-11-23 18:38
은행의 가계대출에서 금리가 10% 이상인 고금리 대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2년10개월 만에 가장 커졌다.
23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9월 예금은행의 가계대출 중 금리가 10%를 넘는 대출 비중은 3.8%다. 글로벌 금융위기가 발생한 2008년 11월 4.3% 이후 최대치다.
고금리 대출 비중이 확대된 것은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규제로 은행들이 우대금리 혜택을 줄이고 대출금리를 올렸기 때문이다.
은행의 가계대출 금리는 지난 7월 연 5.46%에서 8월 5.58%, 9월 5.66%로 3개월 연속 상승했다. 특히 고금리 대출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500만원 이하 소액대출 금리가 지난 8월 6.21%에서 9월 6.41%, 신용대출 금리는 같은 기간 6.88%에서 7.06%로 급등했다.
은행의 저신용자에 대한 신용대출 비중이 늘어난 것도 고금리 대출 비중 확대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됐다.
한은 관계자는 “은행의 고금리 대출이 늘어난 원인을 분석한 결과 은행에서 11∼12%대의 햇살론을 많이 취급했기 때문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대출금리가 상승세를 이어간다면 고금리로 대출한 서민 부담이 커질 수 있다. 한은 조사결과 올 6월 말 현재 연 소득 2000만원 이하 저소득자의 은행권 신용대출 금리는 10.4%로 연소득 6000만원 이상의 고소득자 금리(7.8%)보다 크게 높은 수준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고금리 대출자 상당수가 저소득층이어서 대출금리 인상으로 가계부채 부실화가 급격히 심화될 수 있다”며 “가계부채 총량을 줄여나가면서 서민의 이자 부담을 완화할 방법을 함께 고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고세욱 기자 swko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