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반지 빼고 스마트폰 요금 등 넣고… 물가지수 품목 개편, 효과는?
입력 2011-11-23 21:21
앞으로 금값이나 캠코더 가격이 아무리 올라도 소비자물가에는 직접 영향을 주지 않는다. 대신 스마트폰 이용료나 네일 아트 비용, 떡볶이값 등이 물가관리 대상이 된다. 통계청은 오는 29일 개편된 물가지수를 공식 발표할 예정이다. 5년마다 이뤄지는 소비자물가지수 개편에 따른 것이다. 물가 조사 대상 품목이 바뀌고, 가중치 등이 변한다. 물가상승률도 낮아질 전망이다.
◇달라진 소비 패턴 반영=정부는 23일 국가통계위원회를 열고 물가지수 개편안을 통과시켰다. 새 물가지수에서는 금반지와 캠코더, 전자사전, 비디오 대여료 등 20여개 품목이 빠진 것으로 알려졌다. 대부분 소비자들에게서 멀어진 품목이다. 2000년대 소비량이 급증해 2005년 개편 때 들어갔던 캠코더와 전자사전은 5년 만에 물가지수에서 빠지게 됐다.
금값 상승세로 물가를 많이 높였던 금반지가 제외된 것은 논란을 낳고 있다. 통계청은 금값 상승세 등으로 소비 목적보다는 투자 목적이 높아져 소비 품목이 아니라 자산 품목에 가깝기 때문에 물가 조사 항목에서 뺀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새로운 조사 항목에는 스마트폰 사용료와 막걸리, 스크린 골프, 떡볶이 등이 진입했다. 떡볶이는 그동안 소비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높았지만 노점상이 대부분이라 가격 조사가 어려워 빠졌었다. 최근 체인점이 늘면서 가격 표준화가 이뤄져 조사 대상에 들어오게 됐다.
김밥, 순대, 웹하드 이용료 등은 가중치를 높여 물가에 미치는 영향도가 커질 전망이다. 고입·대입 학원비의 경우 단과와 종합으로 나눠 조사했지만 앞으로는 통합해 조사키로 했다.
◇물가지수 얼마나 낮아질까=물가지수 개편의 가장 큰 목적은 통계와 체감물가 사이의 격차를 줄이는 데 있다. 시대에 따라 소비 행태가 변화하는 데 맞추자는 취지다.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국가통계위원회에서 “통계지표와 국민 체감 사이의 괴리를 줄여 국민 신뢰를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이번 물가지수 개편은 고공비행하고 있는 물가상승률이 얼마나 낮아질지에 관심이 쏠린 상황이다. 지수 개편은 보통 물가상승률을 0.1∼0.3% 포인트 낮추는 효과를 내기 때문이다. 새 물가지수는 다음달 발표될 11월 물가부터 적용되는데 이미 발표됐던 1∼10월 물가에도 이 기준이 소급 적용돼 다시 계산된다. 올해 정부 목표인 4%를 넘길 것으로 예상됐던 물가상승률이 3%대로 낮아질 가능성도 생긴 것이다. 때문에 물가지수 개편안 적용 시점이 과거에 비해 앞당겨진 데 정부의 의도가 있다는 논란도 나왔다.
박 장관은 이에 대해 “개편 시점은 통계 분석 기술 발전에 따라 계속 앞당겨져온 것”이라면서 “오해를 없애기 위해 기존 2005년 기준으로 측정했던 올 1∼10월 물가상승률도 함께 공개하겠다”고 설명했다.
조민영 기자 mym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