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루탄 국회’ 파문] 해외사이트 ‘군용’ 판매 버젓… 국내선 호신용 팔아
입력 2011-11-23 22:06
‘최루탄 국회’ 계기로 본 국내 유통 실태
국회 본회의장에서 최루탄이 사용되는 사태가 발생한 뒤 최루탄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국내외 쇼핑몰 사이트에서는 최루액과 최루분말을 사용한 호신용 제품들을 쉽게 발견할 수 있었다. 일부 해외 쇼핑몰 사이트에서는 군부대에서 사용하는 최루탄도 판매되고 있었다.
23일 11번가, 옥션 등 국내 인터넷 쇼핑몰사이트에서는 식물성 최루액을 사용한 호신용 장비 수십종이 판매되고 있다. 판매금액은 5000원대에서부터 15만원대까지 다양하다.
10만원 미만의 저가형은 립스틱 모양의 스프레이 형태로 지갑이나 여성용 가방에 넣을 수 있는 정도의 크기다. 반면 고가형은 권총 모양이었으며 25회 정도 반복해 사용할 수 있다. 업체들은 식물성 캡사이신와 겨자추출물 등 인체에 무해한 최루액을 사용하고, 압축공기를 쓰지 않아 경찰의 허가 없이 소지가 가능하다고 광고하고 있다. 대부분 밀폐형 용기로 제작돼 있는 데다 내용물만 따로 판매하지 않아 일반인이 최루액이나 최루분말을 구입하는 것은 쉽지 않다. 판매업체 관계자는 “리필을 하려면 본사로 직접 들고 와 입고해야 한다”며 “고의로 분해하지 않는 이상 최루성분의 내용물을 모으기는 힘들다”고 말했다.
하지만 한국인이 많이 이용하는 이베이 등 해외 쇼핑몰 사이트에서는 군부대에서 화생방훈련 등에 사용하는 CS분말 성분의 호신용 스프레이와 분사기 형태의 최루탄 등이 판매되고 있다. 국제 신용카드를 소지하고 있다면 충분히 구입할 수 있다.
한 해외 쇼핑몰에서는 CS최루분말 113g이 든 캔 소재 제품을 19.99달러에 판매하고 있다. 유튜브 등에는 제품 시연 동영상이 올라와 있다. CS분말 자체를 판매한다는 해외 쇼핑몰도 있다. 사이트에는 중국 업체가 제조·판매한다고 적혀 있었으며 가격은 공시되지 않았다. 최소 판매단위는 100개이며 구입을 희망하는 사람들은 회사 이메일로 개별 문의토록 돼 있다.
버튼을 한 번 누르면 가스통이 빌 때까지 60초간 연속 분사되는 분사형 최루탄도 발견됐다. ‘최루수류탄(Tear Gas Grenade)’이라는 이름의 이 제품은 16.49달러에 판매되고 있었고 사이트에는 ‘한 번 사용으로 60초 이내 64㎡(19.4평)의 공간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소개글과 시연 동영상이 올라와 있다.
경찰에 따르면 CS분말 등 최루액·분말의 보유 자체는 불법이 아니다. 하지만 군·경에서 사용된 최루탄이나 경찰의 허가 없이 압축가스·화약류를 사용한 최루탄을 소지하는 것은 불법이다.
최승욱 기자 apples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