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침묵이 경찰만행 용인”… 反월가 시위대 쪽지 전달

입력 2011-11-23 18:13

“대통령님! 당신의 침묵이 (시위대를 향한) 경찰의 만행을 용인하고 있습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22일(현지시간) 뉴햄프셔주 맨체스터에서 한 남성에게 건네받은 쪽지의 한 문장이다. 검은 뿔테를 낀 이 남성은 반(反)월가 시위 참가자로 알려졌으며, 이날 연설 후 오바마 대통령에게 다가가 악수를 청한 뒤 종이 한 장을 전달하는 장면이 AP통신 카메라에 포착됐다.

이 쪽지에는 “은행들이 미국 경제를 파괴하는 동안 4000명 이상의 평화적인 시위대가 경찰에 체포됐다”며 “수정헌법 1조의 권리(표현의 자유)에 대한 공격을 멈춰 달라”는 내용이 적혀 있었다. 또 ‘월가를 점령하라(Occupy Wall Street)’ 시위에서 최루액을 살포한 경찰의 과잉진압 등에 대해 그간 아무런 대응 방안을 내놓지 않은 것을 비판했고, “은행은 구제받고, 우리는 빈털터리가 됐다(Banks got bailed out, we got sold out)”는 시위대의 구호로 메모의 끝을 맺었다.

오바마 대통령은 “열심히 일하면서 많은 돈을 벌 것이란 ‘아메리칸드림’이 사라져 많은 이들이 분노를 느끼고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고 시위대를 위로했다.

김아진 기자 ahjin8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