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 군부 “대통령 선거 내년 6월 실시”… 정국 수습 위해 일정 앞당겨
입력 2011-11-24 00:16
이집트 군부가 전역으로 확산되는 시위를 진정시키기 위해 당초 일정을 앞당겨 대통령 선거를 실시키로 했다. 군부 퇴진에 대한 국민투표도 제안했다. 하지만 시위대는 군부의 즉각 퇴진을 요구하고 있어 정국 안정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후세인 탄타위 군 최고위원회(SCAF) 사령관은 22일(현지시간) TV 연설을 통해 “대통령 선거를 내년 6월 실시하겠다”고 발표했다고 로이터 통신이 보도했다. 군부는 당초 내년 말이나 2013년 초에 대통령 선거를 실시할 계획이었다.
탄타위 사령관은 “군 최고위는 권력을 원하지 않는다”면서 권력이양을 위한 국민투표 실시도 제안했다. 오는 28일로 예정된 총선을 차질 없이 시행하겠다고 약속했으며, 에삼 샤라프 총리 내각의 총사퇴도 수용했다. 신임 총리로는 유력한 대권 후보인 모하메드 엘바라데이 전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이 거론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시위대는 “우리는 탄타위를 믿지 않는다”며 군부 퇴진을 요구했다. 타흐리르 광장에 나온 한 시민은 “국민투표에 대해 어떤 구체적인 내용도 나온 게 없다”면서 “이는 상황을 넘기기 위한 술책”이라고 군부를 비난했다. 타흐리르 광장에는 여전히 수천명의 시위대가 자리를 지키고 있다.
이집트 경찰이 시위대의 눈을 정조준하는 동영상도 공개돼 분노를 키우고 있다. 유튜브에 공개된 동영상에는 경찰들이 자신의 동료에게 “시위대 눈에 쏴”라며 환호하는 모습이 담겨 있다. 시위 5일째인 23일 이집트 전역에서 최소 38명이 사망하고 2000명 이상이 다쳤다.
한편 미국 국무부는 이날 미국인 대학생 3명이 카이로에서 열린 시위에 참가했다 이집트 당국에 체포돼 구금 중이라고 확인했다. 이들은 카이로 아메리칸대학(AUC) 재학생들로 건물 위에서 군경에 화염병을 던지다 체포됐다. 미 정부 관계자는 23일 이들과 접촉할 예정이다.
양지선 기자 dybs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