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비 엇갈린 中·美 군방전략] 美 국방예산 대폭삭감 위기에 “사상 최약체 군대될라…”
입력 2011-11-23 18:14
‘미군은 100년 전 수준으로 돌아갈 것이다.’
미 의회 ‘슈퍼위원회’가 재정적자 감축 합의에 실패함에 따라 미 국방예산이 크게 삭감될 처지에 놓였다고 유에스뉴스앤드월드리포트 등이 2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전투기와 각종 무기 개발 사업에 차질이 예상된다.
정치권이 재정적자 관련 추가 논의를 안 하면 국방부 예산은 2013년부터 10년간 5000억∼6000억 달러(570조∼690조원) 자동 삭감된다. 국방부가 자체적으로 줄이려는 4500억 달러와 별개다.
예산이 줄면 차세대 스텔스 전투기 F-35 도입은 사실상 물 건너간다. 미국은 F-35 2000대 구매에 2035년까지 4000억 달러를 쓸 계획이었다. 그 밖에 유럽 미사일방어(MD) 체제(20억 달러),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함대(80억 달러), ICBM 장착 잠수함(70억 달러), 공군 우주사업(270억 달러) 등을 포기해야 한다. 현재 11대인 항공모함 가운데 1대는 가동을 중지해야 한다.
리언 패네타 미 국방장관은 “예산이 삭감되면 미 해군은 1915년 이후, 육군은 1940년 이후 가장 작은 규모가 될 것이다. 공군은 역사상 최약체가 될 것”이라고 지난주 의회에 보낸 서한에서 말했다.
그는 슈퍼위원회가 합의 실패를 선언하자 자동 삭감까지 남은 1년간 의회의 노력을 촉구했다. 국방부 내부에선 중장기 예산 짜기가 어려워졌다는 불만이 제기되고 있다. 무기 사업은 대부분 장기 계약이기 때문이다.
미 하원 군사위원회 하워드 매키언 위원장은 예산 자동 삭감을 막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이 문제는 의회에서 한동안 결론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고 뉴욕타임스가 지적했다. 민주·공화 양당 지도자들이 단지 국방예산 문제로 전체 재정적자 감축안에 합의하긴 어렵다는 것이다.
한편 미 해군의 초대형 항공모함 로널드 레이건호의 승조원 28명이 합성마약인 ‘스파이스’를 사용하다 당국에 적발됐다. 지난달엔 다른 항공모함 칼 빈슨호에서 승조원 49명이 같은 마약을 복용한 사실이 드러났다.
권기석 기자 key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