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효정의 바둑이야기] 이창호·이세돌 결승서 만나다

입력 2011-11-23 17:45


총 상금 7억원에 우승 상금 1억원으로 국내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2011 올레배 바둑오픈챔피언십’이 8개월간의 대장정을 마치고 이제 결승전을 남겨두고 있다. 국내 기전 사상 처음으로 ‘차등시드제’와 ‘매회전별 대진시스템’을 도입해 신선함을 추구했던 올레배는 이번에도 전기 52명이었던 본선 시드자를 21명으로 줄여 예선을 뚫고 올라온 신예기사들의 돌풍을 예고했다.

6라운드로 진행된 이번 대회는 상위 랭커와 하위 랭커가 맞붙는 구도였기 때문에 이변이 나타날 것인가에 초점이 맞춰졌다. 초반 라운드에서는 강훈 초단이 원성진 9단을 꺾고, 박준석 초단이 박영훈 9단을 물리쳐 대파란이 일어났다. 하지만 라운드가 진행될수록 더 이상의 이변은 나타나지 않았다. 결국 올레배 4강전은 이창호 9단, 이세돌 9단, 박정환 9단, 강동윤 9단으로 결정됐다.

올레배는 참신한 기전 방식으로 인기가 있다. 아울러 지방투어를 하며 팬들을 찾아가는 서비스로 더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광주 대전 대구 부산 등 지방 바둑팬들을 한자리에 모아 다채로운 이벤트를 연다. 매번 많은 기사들이 참가해 100인 다면기, 공개해설, 아이패드 대국, 릴레이 대국 등 평소에 경험해보지 못한 방식으로 바둑을 즐기며 프로들과 호흡을 함께 맞출 수 있어 바둑팬들에게는 축제의 장이 된다.

지난 19일 대구에서 마지막 투어가 있었다. 대구 엑스코에서 열린 이번 투어는 17명의 프로기사가 출전한 가운데 200여명의 바둑팬들이 자리를 채웠다. 특히 이날은 이세돌 9단과 강동윤 9단의 준결승전이 펼쳐져 그 열기가 더욱 뜨거웠다. 바둑팬들은 대형스크린을 통해 공개해설되는 대국을 지켜봤다.

결과는 이세돌 9단의 승리. 먼저 박정환 9단을 이기고 결승에 진출했던 이창호 9단과 이세돌 9단이 오랜만에 만나게 됐다. 많은 사람들이 가장 보고 싶어 하는 대결이다. 지금까지 두 기사의 상대전적은 31승 25패. 근소하게나마 이창호 9단이 앞서 있다. 하지만 최근 이창호 9단이 22년 만에 처음으로 무관이 되며 랭킹이 9위까지 떨어지는 바람에 주변의 우려가 많았다. 그래도 11월 랭킹은 5위까지 진입했고 LG배 세계대회에서도 준결승까지 진출해 있어 빠른 회복세를 보여주고 있다.

이세돌 9단은 전기 올레배 우승자로 랭킹 1위 자리를 고수해 오고 있다. 하지만 최근 한국바둑리그에서 팀이 탈락을 하고 다른 기전에서도 크게 성적을 내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올레배 결승전은 5번 승부로 펼쳐진다. 12월 6일부터 시작되는 결승 5번기, 오랜만에 두 기사의 대결로 화끈한 연말을 보낼 수 있을 것 같다.

<프로 2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