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루탄 국회’ 파문] “한국 국회 유격전” 대만 언론까지 조소

입력 2011-11-23 18:37

‘어휴, 최소한 미국 의회보다 더 망가진 입법부가 하나 있었네.’

미국 정치전문 매체가 한국의 ‘최루탄 국회’를 비꼬면서 사진과 함께 전한 기사의 첫 줄이다. 온라인 정치전문 매체 폴리티코는 22일(현지시간) ‘한국 정치인, 동료에 최루가스 뿌려’라는 제목의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국회 처리 기사에서 이같이 표현했다. 폴리티코는 국회 본회의장에서 최루가스 분말이 하얗게 뿌려진 모습이 찍힌 사진과 함께 기사를 실었다. 이 매체가 한·미 국회를 비교한 것은 전날 연방적자 해소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초당적으로 만들어진 미 의회 슈퍼위원회가 합의 실패를 선언, 정치력 한계를 드러냈다는 비판을 받았기 때문이다. 최소한 한국 국회는 미 의회보다 더 엉망이라는, 일종의 조소가 담겨 있는 것이다. 폴리티코는 AP 통신을 인용 “한국 국회에서 폭력사태가 일어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논쟁적인 정책을 놓고 폭력을 사용해온 역사가 있다”고 지적했다.

대만 언론도 최루탄이 등장한 상황을 ‘국회 유격전’에 비유했다. 연합보는 23일자 1면에 사진과 함께 국회 본회의장에서 의원들이 몸싸움을 하고 최루탄까지 터지는 상황에서 수적으로 우세한 한나라당이 한·미 FTA 비준안을 강행 통과시켰다고 보도했다. 대만 국회에서도 여야 의원들 간 몸싸움과 물리적 충돌이 자주 일어나고 있다.

워싱턴=김명호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