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SK그룹 수사… 최재원 부회장 사법처리 가닥
입력 2011-11-23 21:45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부장검사 이중희)가 회삿돈 횡령 의혹이 있는 SK그룹 총수 형제 중 동생인 최재원 부회장만 기소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다음 주 초 최 부회장을 불러 조사한 뒤 사법처리 수위를 결정할 계획이다.
검찰은 23일 최 회장 형제의 자금관리 창구로 알려진 베넥스인베스트먼트(베넥스) 대표 김준홍(45)씨에 대해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배임 혐의로 사전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김씨는 SK텔레콤, SK C&C 등이 베넥스에 투자한 2800억원 중 500여억원을 세탁한 뒤 역술인 김원홍(50·해외 체류)씨 계좌를 통해 최 회장 형제의 선물투자 및 손실보전금으로 쓴 혐의다. 김씨는 지난해 5월 베넥스 자금 230억원으로 최 부회장 지인이 갖고 있던 주식을 액면가보다 700배 비싸게 사들인 뒤 이 중 150여억원을 최 부회장 측에 입금하고, 2008년 6월 회삿돈 25억원을 경영컨설팅업체에 투자한 것처럼 위장해 빼돌린 의혹도 받고 있다.
검찰은 김씨 신병 처리가 마무리되는 대로 최 부회장을 직접 조사할 방침이다. 김씨는 지난 20일부터 사흘 연속 조사를 받았지만 자신의 단독범행이란 입장을 고수했다.
검찰은 그러나 SK그룹 계열사들이 최 부회장 지시에 따라 베넥스에 자금을 출자한 증거를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최 회장의 경우 개입했다는 뚜렷한 증거가 아직 나오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따라서 검찰은 최 부회장의 입을 여는 데 실패하면 최 부회장만 기소하고, 최 회장은 사법처리하지 않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 관계자는 “모든 의혹을 수사한다는 방침에 변화가 없다”고 말했다.
지호일 기자 blue5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