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관광 ‘레몬마켓’에 빠질 우려 있다

입력 2011-11-22 19:16

제주 관광시장이 호황을 맞고 있지만 저가상품이 판치는 ‘레몬마켓(Lemon Market)’에 빠질 우려가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한국은행제주본부는 최근 열린 ‘제주관광산업의 경쟁현황에 대한 세미나’에서 레몬마켓 위험성이 제기됐다고 22일 밝혔다.

레몬마켓이란 질적으로 문제가 있는 저급 재화나 서비스만 거래되는 시장을 의미한다.

인도 히말라야가 원산지인 레몬이 서양에 처음 들어왔을 때 오렌지보다 쓰고 신맛이 강해 맛없는 과일로 알려졌던 것에서 유래했다.

제주대 정수연 교수(경제학과)는 세미나에서 ‘제주관광의 지역내 경쟁현황 및 시사점’이란 주제발표를 통해 “제주도내 여행업은 현재 과당경쟁 상태로 2008년 이후 매출액이 하락세로 반전돼 수익성이 악화되고 있다”고 밝혔다.

정 교수는 “여행업체 난립과 과당경쟁으로 품질이 낮은 저가 여행상품이 판치면서 소비자의 불만은 커지고 있다”면서 “이를 방치할 경우 높은 품질의 경쟁력을 가진 업체들의 시장이탈을 불러와 제주관광산업의 총체적 경쟁력 저하를 초래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고급 품질의 여행사가 시장에서 탈퇴할 경우 시장에는 중급과 저급 품질업체 여행사 두 부류만이 남게 되고, 소비자들은 이들 업체가 제시한 평균가격을 적정가격으로 오인하게 된다는 것이다.

정 교수는 중급 품질의 여행사마저 시장에서 이탈하게 되면 시장엔 결국 저품질 여행사만 남게 된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제주관광공사 오창현 마케팅팀장은 “여행업체의 무질서한 행위를 단속할 필요성은 있지만 업체의 영업활동을 무조건 제한할 수도 없는 입장”이라며 “도내 여행업계 각 업종별로 소형업체를 합병 및 퇴출, 컨소시엄 구성 등을 유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오정훈 도 관광정책과장은 “세계 7대 자연경관으로 선정된 효과가 본격적으로 발휘되면 관광객 증가는 더 뚜렷해질 것”이라면서 “관광객 1000만명 시대에 걸맞은 인프라 구축을 위해 여행사와 운송시설, 공항·항만 등에 대한 전반적인 업그레이드가 필요한 만큼 정부 지원의 확대가 절실하다”고 말했다.

제주=주미령 기자 lalijo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