샥스핀 요리 먹기 힘들어진다

입력 2011-11-22 18:45

샥스핀(상어 지느러미) 요리를 먹기가 점점 힘들어진다.

미국 캘리포니아주(州)가 내년부터 중식당에서 샥스핀 요리 판매를 금지시킨 데 이어 유럽연합(EU)도 샥스핀 채취에 제동을 걸고 나섰기 때문이다.

EU 집행위원회는 21일(현지시간) 샥스핀 수프의 재료를 얻기 위해 상어 지느러미를 채취하는 행위를 포괄적으로 금지하기로 했다고 AFP통신이 보도했다.

집행위가 발의한 법안에 따르면 앞으로 EU 해역에서는 살아있거나 죽은 상어의 몸에서 지느러미를 떼어내는 행위가 전면 금지된다. EU 선적 선박의 경우 세계 어디서나 이 규정을 적용받도록 했다. 이번 법안은 EU 정상회의와 유럽의회의 승인을 얻은 후 법률로 공표될 예정이다.

마리아 다마나키 EU 어업담당 집행위원은 “이번 법안으로 상어를 잡아 지느러미를 자르는 끔찍한 행위를 뿌리 뽑고 상어에 대한 보호를 강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EU 국가들의 연간 상어 소비량은 총 7300만 마리의 14%를 차지해 세계에서 두 번째로 많다. 스페인, 프랑스, 포르투갈, 영국은 세계 주요 상어 포획국들이다.

유럽 수산업계는 그동안 아시아인들이 즐겨 먹는 샥스핀 수프의 재료를 얻기 위해 선상에서 상어지느러미만 채취한 뒤 몸통을 바다에 버려왔다. 상어의 몸통 고기는 질겨서 식품재료로 인기가 없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해양보호단체들은 샥스핀 수프를 상어에 대한 위협 요인으로 간주해 샥스핀 채취를 금지하라고 압박해 왔다.

한편 홍콩, 상하이 등 세계 9곳에 호텔을 운영하고 있는 유명 호텔업체인 페닌슐라 그룹은 상어 보호를 위해 내년 1월부터 샥스핀 요리 판매를 중단하기로 했다. 홍콩은 세계 샥스핀 물량의 절반 이상을 소화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결혼식 연회와 생일잔치, 기업 행사 같은 중요한 자리에서는 어김없이 샥스핀 요리가 등장한다.

페닌슐라 최고경영자(CEO) 클레멘트 콱은 “메뉴에서 샥스핀을 없애기로 한 이번 결정이 전 세계의 미래 세대를 위해 해양생태계를 보호하는 데 기여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백상진 기자 shark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