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픈 송도’… 웰카운티 5단지 분양 전면 취소 무너진 불패 신화

입력 2011-11-22 21:30

인천 송도국제도시의 ‘분양 불패론’이 깨지고 있다. 부동산 시장 침체 속에 아파트 등 공급물량은 과잉상태이고 당초 계획됐던 국내외 유명 기업 등의 유치도 지지부진해 투자 열기가 식어버렸기 때문이다. 급기야 아파트 단지의 분양이 전면 취소되는 사태까지 발생했다. 2007년 4월 코오롱건설의 오피스텔 분양 당시 청약경쟁률이 사상 최대인 4855대 1을 기록했던 것과 천지차이다.

인천도시개발공사(인천도개공)는 최근 실시한 송도 ‘웰카운티 5단지’ 분양 결과 계약률이 1.5%에 불과해 분양 자체를 취소하기로 했다고 22일 밝혔다. 분양 물량은 1063가구였는데 6%인 63명만 청약했고, 계약자는 16명에 불과했다. 이런 상태로는 사업 추진 자체가 불가능하다.

최근 중소형 선호도가 높은데도 분양물량의 67%(709가구)가 전용면적 96㎡이상의 중대형이었고, 분양가격도 3.3㎡당 평균 1200만원으로 인천지역 평균가보다 50%까지 비쌌던 점도 실패원인으로 분석된다. 이번 취소 사태로 인천도개공은 위약금 6억원, 분양대행사 수수료 7억원을 비롯해 광고비, 재설계비 등 수십억원을 허비하게 됐다.

인천시는 분양 중단 사태에 대한 책임을 묻기로 했다. 허종식 인천시 대변인은 22일 “송도 웰카운티 5단지 분양사업이 저조한 분양률로 인해 중단됨으로써 송도 분양시장 전체에 악영향을 미쳤다”며 “이번 사태의 책임 소재를 명확히 가려 관련 직원들을 중징계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현재 송도국제도시의 부동산 시장은 악화일로다. 올 들어서도 포스코건설의 ‘송도 더샵 그린스퀘어’, 롯데건설과 한진중공업이 합작한 ‘송도 캐슬&해모로’ 등에서도 미분양이 대량으로 발생했다. 부동산업계에서는 현재 송도국제도시의 아파트, 오피스텔, 상가 등의 미분양 물량이 2000여건에 달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송도국제도시 개발 관계자는 “현재 공급과잉 상태다. 인천지역 수요는 소진돼 수도권 수요 유입이 필요한데 부동산 시장 침체로 여의치 않다”고 말했다.

투자자를 불러 모을 수 있는 국내외 유명기업, 대학교, 대형병원 등의 유치가 지연되는 것도 문제다. 국내 최초 의국의료기관이 될 송도국제병원 설립의 경우 시민단체뿐만 아니라 정치권에서도 찬반 의견이 격렬히 부딪히면서 사업 자체가 표류하고 있다.

연내 계획됐던 다른 분양 일정도 확정되지 못하고 내년으로 미뤄질 분위기다. 지난 4월 분양하려다 계속 연기됐던 송도국제화복합단지 주상복합(980가구)은 최근 내달 9일 이전 분양 계획을 발표했지만 여전히 날짜를 잡지 못하고 있다. 포스코건설은 내달 중 송도국제업무단지에서 ‘송도 더샵 그린워크’(1401가구)를 분양할 예정이지만 정확한 시기는 아직 미정이다.

김정현 기자 kj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