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 내각, 군부에 사퇴서 제출
입력 2011-11-22 18:29
이집트 민주화 시위가 거세지는 가운데 이집트 내각이 군부에 사퇴서를 제출했다. 내각의 사퇴 표명으로 오는 28일로 예정된 총선 일정에 차질이 생길지도 모른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모하메드 헤가지 내각 대변인은 21일(현지시간) 관영뉴스통신 메나에 발표한 성명에서 “에삼 샤리프 총리 내각이 군 최고위원회(SCAF)에 사퇴서를 냈다”고 밝혔다. 헤가지 대변인은 “상황이 어려운 만큼 사퇴가 수용될 때까지 업무는 계속하겠다”고 말했다.
군부가 사퇴를 수용할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군부는 사퇴 수용 여부를 결정하기에 앞서 긴급회의를 소집했다. 군부는 이날 “사태의 원인을 파악하고 해결 방법을 모색하겠다. 시위대를 보호하기 위한 조치도 취하겠다”는 내용의 성명을 발표했다.
내각의 사퇴서 제출 소식이 알려지자 타흐리르 광장에 모여 있던 1만여명의 시위대는 “신은 위대하다”며 함성을 질렀다. 또 후세인 탄타위 SCAF 사령관의 퇴진도 요구했다고 AFP통신은 전했다.
문제는 내각이 사퇴할 경우 이집트 민주화 일정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 이집트 내에서도 이로 인해 여론이 분열되고 있다. 이집트 최대 정치세력인 무슬림형제단은 “상황이 악화되면 선거가 연기될 수 있다”며 시위대에 자제를 촉구하고 있다. 하지만 다른 이슬람 단체들은 “군부가 즉각 퇴진해야 한다”며 시위를 독려하고 있다. 빅토리아 뉼런드 미국 국무부 대변인은 “이집트 유혈 사태는 개탄스러운 일”이라면서 “선거는 일정대로 치러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뉴욕타임스(NYT)는 “군부의 유혈 진압과 내각 사퇴 등으로 민주정부 구상에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며 우려를 표했다.
한편 19일 카이로에서 시작된 시위는 알렉산드리아, 수에즈 등 이집트 전역으로 확산되고 있다. 이집트 보건장관은 시위 사흘째인 21일 성명을 통해 “최소 23명이 사망하고 1500명 이상이 다쳤다”고 밝혔다.
양지선 기자 dybs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