伊 장인들 한땀 한땀… 롯데백화점 구찌 매장 공정 90% 넘게 수작업

입력 2011-11-22 18:33

21일 서울 소공동 롯데백화점 본점 구찌 매장 한쪽에서는 ‘이탈리아 장인(아르티장·artisan)’들의 수작업이 한창이었다. 이탈리아 피렌체 지역 카셀리나 공방의 장인 4명으로 구성된 아르티장 팀은 바느질, 가죽 손질 등 각자의 일에 몰두해 있었다. 구찌 로고가 박힌 가죽 앞치마를 두른 장인들은 지갑을 테이블에 올려놓고 손으로 한땀 한땀 꿰매는가 하면 붓으로 커다란 가방에 색을 칠하기도 했다. 때 묻은 공구로 가죽을 두드리고 잘라내기도 했다. 이날 장인들이 만든 제품 중 가장 비싼 것은 악어가죽으로 만든 ‘스터럽 백’ 이었다. 2850만원을 호가하는 이 제품은 벌써 예약이 끝난 상태다. 구찌 관계자는 “이번 행사 기간 동안 국내에서 제작되는 50여점의 제품 중 50%는 이미 구매예약이 완료된 상태”라고 귀띔했다.

올해로 탄생 90주년을 맞은 구찌는 21일부터 매장 내에 ‘아르티장 코너’를 운영하고 있다. 고객들이 주문하는 제품을 장인들이 어떻게 만드는지 그 과정을 공개하는 것이다. 2009년부터 시작된 아르티장 코너는 한국에서는 올해 처음 열렸다. 25일까지는 서울 롯데백화점 본점에서, 27일부터는 부산 신세계백화점 센텀시티점, 다음 달 1∼3일 서울 현대백화점 목동점에서 진행된다.

재키백, 뉴뱀부백 등 구찌의 베스트셀러 제품들을 실제 만드는 모습을 보기 위해 많은 사람이 몰려들었다. 주부 이서영(40)씨는 “장인이 가방을 만드는 장면을 눈앞에서 보니 갖고 싶은 마음이 생겼다”고 말했다. 직장인 윤정태(32)씨는 “지나가다 우연히 보게 됐는데 작업하는 모습이 흥미로웠다”며 “단지 비싸서가 아니라 장인들의 정신을 느낄 수 있었다” 말했다.

행사를 총괄하는 구찌 관계자는 “구찌 제품은 80∼90%가 장인의 손에 의해 만들어지는데, 나머지 10∼20%도 기계로 찍어낸다는 의미가 아니라 장인이 작업하는 과정에서 재봉틀과 같은 기계의 도움을 받는다는 것일 뿐”이라며 “특히 이번에 방문한 장인들은 현장에서 제품을 만들어 바로 판매가 가능한 수준의 진짜 장인”이라고 설명했다.

임세정 기자 fish813@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