뻔뻔한 크메르루주… 정권핵심 3명, 전범재판서 학살 전면부인

입력 2011-11-22 21:42

캄보디아 국민 200만명을 학살한 크메르루주 정권의 핵심 4인방에 대한 역사적 재판이 시작된 가운데 이들이 자신들의 혐의를 부인하는 뻔뻔한 행태를 보이고 있다.

21일(현지시간)부터 시작된 크메르루주 전범재판소의 법정에 선 피고는 폴 포트 공산정권의 2인자이자 이론적 설계자인 누온 체아(84), 키우 삼판(80) 전 국가주석, 폴 포트의 동서인 이엥 사리(85) 전 외교부 장관 등이다. 이엥 사리의 아내인 이엥 티리트(79) 전 사회부 장관은 치매를 앓아 법정 출석이 불가능하다는 법원의 판단에 따라 궐석 재판을 받는다.

재판 이틀째인 22일 법정에서 누온 체아 등 3인은 전쟁범죄, 반인도적 범죄, 학살, 고문 등 자신들에게 제기된 혐의를 모두 부인했다. AP통신은 이들 대부분이 아무런 감정의 변화도 보이지 않았다고 전했다. 누온 체아는 이날 법정에서 “(학살은) 침략자로부터 캄보디아와 캄보디아인들을 지키기 위한 행동”이었다며 “이 재판은 크메르루주의 배경을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는 궤변을 늘어놓았다. 그는 2009년에도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우리 행동은 옳았다”고 주장한 바 있다.

앤드루 캘리 검사는 “오늘까지도 누온 체아는 자신이 살해한 사람들을 모두 적이거나 반역자라고 주장한다”고 말했다. 다만 이엥 사리의 경우 자신이 새로운 조국을 건설하자며 불러들였던 많은 지식인들이 사망한 사실이 매우 후회스럽다고 고백한 바 있다고 전했다.

이날 재판 도중 이엥 사리는 신병을 이유로 따로 재판을 받겠다며 일어나 법정을 나가다 제지당하기도 했다.

배병우 기자 bwba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