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석동 부산서 봉변… 부산저축은 피해자 70여명 차량에 물병 등 던져

입력 2011-11-22 18:26

중소기업 간담회 참석차 22일 부산을 방문한 김석동 금융위원장이 영업정지된 부산저축은행 피해자들에게 봉변을 당했다.

김 위원장은 전날부터 이어진 중소기업 현장탐방 버스 투어의 일환으로 이날 오전 부산테크노파크에서 지역 중소기업 대표 30여명과 간담회를 가졌다.

행사 직후부터 간담회 장소 주변에서는 긴장감이 감돌았다. 간담회장 밖 로비에는 부산저축은행 예금 및 후순위채 피해자 70여명이 모여들었다. 대부분 노인인 이들은 확성기를 사용해 “김석동 위원장 나와라” “내 돈 내놔라”를 외쳤고 간담회장 진입을 시도하며 안내요원들과 실랑이를 벌였다.

행사장 측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이 피해자들 진입을 막았으나 간담회가 진행된 3시간여 내내 격렬한 항의와 몸싸움이 계속됐다. 부산저축은행에 예금자보호한도 초과 예금 2700만원이 묶여 있다는 김모(64·여)씨는 “상반기 중 저축은행 영업정지가 없다고 안심시켜 놓고 영업정지를 내린 이유를 묻고 싶어 왔다”고 말했다. 이 같은 소동에 김 위원장은 간담회를 채 마치지도 못 하고 기습적으로 자리를 떠야 했다. 김 위원장은 참석자들에게 “소란스럽게 해 죄송하다”고 말한 뒤 경찰 수십 명에게 둘러 싸여 행사장 밖으로 나간 뒤 대기하고 있던 승용차에 올랐다.

경찰 2개 중대 120여명이 피해자들을 막아섰으나 일부 피해자들은 김 위원장을 쫓아 내려가 차량을 에워싼 뒤 10여분 동안 차체를 발로 차고 물병과 빈 상자를 던졌다. 몇몇 피해자가 떠밀려 넘어졌으며 의경 1명도 손등을 뜯겨 피를 흘리는 등 부상자도 발생했다.

김 위원장은 인근 모처에서 버스에 합류, 대구 성서산업단지로 이동해 간담회를 가진 뒤 1박2일간의 버스 투어 일정을 마무리했다.

부산저축은행 등 상반기에 영업정지 된 7개 영업정지 저축은행의 5000만원 초과 예금자 수는 3만2535명, 초과 예금은 2173억원이다. 금감원이 지난 6월부터 운영 중인 ‘후순위채권 불완전판매 신고센터’에 접수된 피해사례는 800여건, 300억원 상당이며 신고 피해자의 53%가 60대 이상이다.

부산=황세원 기자 hwsw@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