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친과 데이트하기로 했는데…” 서울, 본사람 없는 첫눈

입력 2011-11-22 18:18

서울에 22일 첫눈이 내렸다. 기상청은 오전 5시10∼20분 이슬비에 약한 싸락눈이 섞여 내렸다고 밝혔다. 눈은 10분간 흩날리다 멈췄고 쌓이지도 않았다. 강원도 철원과 춘천에서도 첫눈이 내렸다.

새벽 시간에 잠깐 비와 함께 내렸기 때문에 많은 시민이 기상청의 발표를 보고서야 첫눈이 왔음을 알았다. 첫눈이 올 때 남자친구와 데이트하기로 했다는 회사원 정한나(27)씨는 “직접 보지 못했으니 아직 안 온 걸로 치겠다”며 아쉬워했다. 대학원생 유성민(26)씨도 “첫눈이 오면 늘 설레었는데 올해는 그런 기분이 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사람들이 모르는 사이에 지나갔어도 첫눈은 첫눈이다. 서울의 첫눈은 송월동 서울기상관측소에서 육안으로 눈발이 관측될 때 공식적으로 인정된다. 서울 강남에 눈발이 날려도 송월동에 오지 않았으면 눈이 안 온 것이다. 다른 지방도 마찬가지다. 기상관측소가 위치한 곳에 내려야만 첫눈이라 부른다. 적설량도 기상관측소에 있는 측정기기의 2분의 1 이상이 눈에 덮여야 측정한다.

올해 서울의 첫눈은 지난해보다 14일, 평년보다는 2일가량 늦었다. 기상청 관계자는 “낮은 기온에서 대기 불안정 현상이 일어날 때 눈이 오는데 올해는 11월 기온이 높아 첫눈이 늦게 왔다”고 말했다. 기상청은 소설(小雪)인 23일에는 강원도 산간과 중부 내륙지방에 눈이 날리는 곳이 있겠다고 예보했다.

김미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