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리 부르는 꾀꼬리로 날다… 정대현 ML 직행지는 볼티모어

입력 2011-11-22 18:16

‘정대현(33)은 가고 윤석민(25·KIA)은 남고.’

정대현이 한국프로야구 출신 선수 최초의 메이저리그 직행을 눈앞에 뒀다. 올 시즌을 마치고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은 정대현은 22일(한국시간) 볼티모어 오리올스와 2년간 최대 320만 달러(약 36억원)에 입단 계약 조건에 합의했다. 계약금은 20만 달러에 첫 시즌 연봉 140만 달러, 둘째 시즌 160만 달러로 스플릿 계약(메이저리그와 마이너리그 등록일수에 따라 연봉 차등 지급)이 아닌 정식 메이저리그 계약이다.

그동안 박철순을 시작으로 이상훈, 구대성 등 적지 않은 한국 선수들이 메이저리그 문을 두드렸지만 대부분 스플릿 계약이었다. 1999년 김병현 이후 한국 선수의 메이저리그 계약은 정대현이 유일하다. 정대현이 22일 메디컬 테스트를 통과하면 정식 계약 절차를 밟아 2∼3일 내로 입단이 공식 발표될 예정이다. 정대현이 볼티모어와 정식 계약하면 국내 프로야구에서 바로 메이저리그에 진출하는 첫 사례가 된다.

지난 18일 출국한 정대현은 이날 “내가 가진 것을 많이 인정해줬다. 이틀 안에 계약서에 도장을 찍을 예정이다. 계약을 마친 뒤엔 미국에 머물면서 개인훈련을 한 뒤 다음달 20일 정도 귀국할 계획이다”고 밝혔다.

미국 언론도 정대현의 메이저리그 이적을 보도하기 시작했다. 메이저리그 공식홈페이지 MLB닷컴은 볼티모어가 정대현과 협상을 벌여 계약 조건에 합의했다고 보도했다. MBL닷컴은 아직 구체적인 계약 내용은 알려지지 않았으나 메디컬 테스트를 거친 뒤 공식적으로 구단이 발표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볼티모어 지역 유력지인 ‘볼티모어 선’은 “볼티모어 구단이 한국의 베테랑 투수 정대현을 갈망하고 있다”면서 “정대현은 2008년 베이징올림픽 때 최강 쿠바전을 직접 마무리 짓고 한국에 야구 금메달을 안긴 바로 그 투수”라고 강조했다.

정대현이 메이저리그 진출을 눈앞에 둔 반면 윤석민은 메이저리그행을 접고 기아에 남기로 했다. 일본 전지훈련 중인 윤석민은 “2013년 시즌을 마친 뒤 속시원히 FA 자격으로 메이저리그에 가겠다”며 “2년간 KIA의 우승을 위해 뛰겠다”고 밝혔다.

앞서 메이저리그 진출을 위해 스캇 보라스와 계약한 윤석민은 시즌을 마친 뒤 구단에 포스팅(공개 입찰경쟁)을 통한 이적 여부를 요청했다.

하지만 구단으로부터 해외 진출을 미뤄달라는 답변을 듣자 메이저리그 진출을 잠시 접기로 최종 결정했다.

장지영 기자 jy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