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배구] 대한항공, 마틴 공백 실감… 탈출구 없나

입력 2011-11-22 18:16

프로배구 대한항공이 지난 시즌 정규리그 우승의 주역인 에반 페이텍(미국)과 올 시즌 재계약하지 않은 것은 에반의 국가대표 차출 때문이었다. 2011 월드컵대회(11월20일∼12월5일·일본)에 미국대표로 뽑힌 에반이 적어도 3주간 자리를 비울 경우 리그 초반 팀 운용에 차질을 빚을 것을 우려, 슬로바키아 출신 네맥 마틴(27)으로 급선회했다. 마틴 카드는 적중했다. 초반 특급 용병 가빈(삼성화재)에 버금가는 활약을 펼치며 팀을 선두권으로 끌어올렸다. 최고 용병 자리를 놓고 가빈과 안젤코(KEPCO)와 함께 ‘용병 삼국지’에 비견된다는 찬사를 받기도 했다.

잘 나가던 마틴이 지난 16일 갑자기 고국의 부름을 받았다. 2012 런던올림픽 유럽 예선전(20∼25일)이 터키 지진여파로 갑자기 슬로바키아로 장소가 변경되면서 전력강화를 위해 마틴이 호출된 것. 마틴은 예상치 못했던 고국의 부름에 가지 않겠다고 버텼지만 어쩔 수 없었다. 대표팀 차출에 관한 국제배구연맹 규칙을 어길 수 없었던 것.

마틴이 떠난 뒤 처음 가진 지난 17일 LIG손해보험전. 대한항공은 김학민을 마틴의 자리인 라이트로 옮겨 LIG손보와 일대접전을 펼쳤지만 고비를 넘지 못하고 2대 3으로 역전패했다. 김학민은 자신의 최고득점인 38점을 꽂으며 선전했지만 자신이 비운 레프트 공격자원의 부진 탓에 패배를 막을 수 없었다. 역시 마틴의 공백이 실감나는 경기였다. 마틴은 이전까지 경기당 평균 34.67점을 올려 가빈(36.29점)에 이어 2위를 달리고 있었다.

대한항공은 22일 상무신협 전에 이어 26일 드림식스 전까지 마틴 없이 버텨야 한다. 21일 현재 5승2패(승점14)로 3위에 올라있어 다소 여유가 있는 것이 그나마 위안거리다. 올림픽 예선전을 마친 마틴은 29일 현대캐피탈과의 천안 원정경기부터 다시 투입된다.

서완석 국장기자 wssu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