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개척 새 모델 제시한 수원제일좋은교회 & 대전제일좋은교회
입력 2011-11-22 17:59
수원선 “아들교회 성장 뿌듯”
대전선 “엄마교회 지원 든든”
교회가 교회를 세움으로써 새로운 교회개척의 이야기를 써내려가는 곳이 있다. 수원제일좋은교회(엄진용 목사)와 대전제일좋은교회(이창희 목사)는 ‘모교회-아들교회’ 관계다.
‘모교회’인 수원제일좋은교회는 창립 16주년을 기념해 2008년 11월 16일 대전시 지족동에 당시 부목사였던 이창희 목사를 중심으로 ‘아들교회’인 대전제일좋은교회를 개척했다. 수원제일좋은교회는 장로들의 감사헌금 등으로 1억원을 마련, 개척지원금으로 내놓았다. 이후 지금까지 매월 100만원을 지원하고 있다.
모교회의 역할은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마치 자녀가 성장해 자립할 때까지 부모가 곁에서 지켜주는 것처럼, 수원제일좋은교회도 관심과 사랑을 쏟았다. 대전제일좋은교회는 개척한 지 6개월 만에 교회 건물이 경매로 넘어가는 상황에 처했다. 보증금도 받지 못하고 쫓겨날 판이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이 목사에게 영적 위기까지 찾아왔다. 설교를 하는 게 점점 힘들어졌다. 이런 상태가 이어지자 개척 1년쯤에는 목회를 할 수 없을 정도의 탈진상태에 이르렀다.
이 목사는 “그때 엄 목사님의 보살핌과 성도들의 기도가 힘이 됐다”며 “당시 목사님은 나의 이 같은 상황을 미리 알고 계신 듯 ‘네가 겪는 어려움은 누가 대신 질 수 있는 게 아니다. 싸워 이겨내라. 밤낮 가리지 말고 기도해라. 하나님은 끝까지 붙잡고 견딘 사람을 쓰신다’고 격려해주셨다”고 말했다. 이 목사는 1년간 목숨을 걸고 기도했고, 결국 열매를 거뒀다. 경매로 넘어간 건물은 다른 주인이 나타나 재계약하는 것으로 마무리됐다. 이 과정에서 모교회는 아들교회가 부흥할 수 있도록 전도지와 전도팀을 보내줬다. 이런 은혜를 체험하자 이 목사 역시 새 힘을 얻을 수 있었다.
대전제일좋은교회는 개척 3년 만인 지난달 23일 입당 및 헌당예배를 드렸다. 이 목사는 “언젠가는 우리 교회도 아들교회를 세울 것”이라며 “교회가 교회를 개척한다면 1년에 3000교회가 문을 닫는 아픔은 많이 줄어들 것”이라고 했다.
노희경 기자 hkro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