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아 친정부 시위 가담 거부… 15세 소년 피살 동영상 파문

입력 2011-11-21 20:28

시리아에서 친(親)정부 활동에 가담하라는 요구를 거부한 15세 소년이 친구들이 보는 앞에서 총에 맞아 무참히 살해됐다. 이 장면은 동영상을 통해 공개됐다.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은 20일(현지시간) 시리아 동부도시 데이르 알주르의 모하메드 물라 에이사(15)가 학교를 찾아온 무장대원으로부터 친정부 행진에 합류하라는 요구를 거부해 두 차례 총격을 받고 그 자리에서 숨졌다고 보도했다.

무장대원들은 학교 친구들이 보는 앞에서 에이사를 향해 총을 쏘고 곤봉으로 구타한 뒤 “숨통을 확실히 끊으라”는 명령을 받고 쓰러진 소년에게 또다시 총을 발사했다. 에이사는 시민군 성향으로 명성이 자자했다. 친정부 성향을 담은 역사 교과서에 항의해 정학 처분을 받기도 했다.



피를 흘리며 죽어가는 에이사의 모습이 녹화된 동영상이 알려지자 비난 여론이 거세지고 있다. 신문은 “그의 평소 신념을 감안하면 위협적인 강제 요구에도 끝까지 저항한 것은 자연스런 일”이라며 “에이사의 죽음은 바샤르 알아사드 정권의 압박이 거세지고 있음을 뜻한다”고 전했다. 에이사의 장례식에 참석한 조문객 2만여명은 그를 ‘순교자 모하메드’라고 칭했고, 에이사가 사는 마을의 거리는 그의 이름을 본떠 개명됐다. 지난 1월 시작된 아사드 퇴진을 위한 반정부 시위로 인한 사망자 수는 4000명에 이르며 이 중 어린이는 282명이다.

2년 전 이란에서도 대통령 선거 결과에 반발하는 여대생 네다 아그하 솔탄(26)이 시위 도중 총에 맞아 숨져 사망 원인을 놓고 논란이 확산된 바 있다.

김아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