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 시위대·군경 사흘째 충돌…24명 사망 1500명 부상

입력 2011-11-22 00:37

이집트 반군부 시위로 최소 24명이 숨지고 1500명 이상이 다쳤다고 AP통신이 2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28일로 예정된 총선거가 제대로 치러질지 의구심이 커지고 있다.

이집트 민주화 운동 성지 타흐리르 광장에선 이날 시위대와 진압 군인·경찰 간 충돌이 사흘째 이어졌다. 이집트 보건 당국은 사망자가 최소 23명이라고 발표했다. 시신보관소 관계자는 앞서 19~21일 사망자 숫자를 35명으로 AP에 알렸다가 나중에 착오였다며 24명으로 정정했다. 이런 대규모 유혈 충돌은 지난 1~2월 시민혁명 시기 이후 처음이다.

경찰은 20일 밤 고무탄과 최루탄을 무차별 발사하며 타흐리르 광장에 진입, 시위대 수십명을 체포하고 설치된 텐트 등을 철거했다. 그러나 시위대 3000여명은 이날 오전 다시 광장을 점거했고 이를 막는 군경과 투석전을 벌였다. 시위대는 과도정부를 이끄는 군부에 신속한 민정 이양을 요구하고 있다. 군부는 총선 이후 대통령 선거일 등 정치 일정을 공표하지 않고 있다.

28일 총선이 연기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군부가 사태 수습을 명분으로 총선을 미룰 수 있다는 것이다. 야당서도 총선 보이콧 얘기가 나온다. 모하메드 엘바라데이 전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 등 야권 인사와 몇몇 정당은 선거 운동을 중단하고 군부에 책임자 처벌을 요구했다.

이집트 문화장관은 유혈사태에 책임을 지겠다며 사임했다. 이집트 주가는 정국 불안 탓에 이날 4.04% 하락했다. 아랍연맹은 이집트 모든 정치 세력에 폭력 자제를 촉구했다.

배병우 기자 bwba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