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원장 지방 현장 투어… 청년창업자와 만남
입력 2011-11-21 18:24
1박2일간의 전국 중소기업 현장투어에 나선 김석동 금융위원장에게 청년창업자의 질문이 쇄도했다. 특히 일부 창업자는 정부 정책의 불합리성을 조목조목 지적해 김 위원장과 정책금융기관장이 당황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21일 충북대 창업보육센터에서 열린 간담회에는 충북대 창업동아리 소속 대학생과 보육기업 대표들이 참석했다. 산업용 LCD 조명 개발업체 ‘엠비전’의 이구연 사장은 “금융기관은 투자주력 업종이 유행처럼 바뀌는 데다 기술의 가치를 판별할 전문성이 없다”고 꼬집었다.
자동제어시스템 개발업체 ‘트윔’의 정한섭 대표는 “최종 납품업체인 대기업이 흑자라도 우리는 중간 납품업체의 부실로 대금을 못 받고 있다”면서 “은행이 어려우면 공적기관이 부실채권을 인수해 주는데 중소기업에도 그런 제도를 만들어 달라”고 요청했다.
대학생들은 중소기업진흥청 창업 자금의 융통성 부족을 비판했다. 영상정보기술 개발 동아리 ‘아이엠프로’의 이슬기(정보통신공학과 3)씨는 “지원금의 80%를 아이템 개발에만 쓰라는데 소프트웨어 아이템은 사람 머리에서 나오는 만큼 인건비로 사용하게 해줘야 한다”고 했다.
이들의 문제제기를 청취하던 김 위원장은 “나도 창업 1세대”라며 1978년 1년간 다니던 대기업을 그만두고 창업한 무역회사가 사기를 당해 문을 닫게 된 자신의 일화를 소개했다. 김 위원장은 “당시 나도 멀쩡한 직장을 뛰쳐나와 창업을 한다는 이유로 ‘돌아이’ 취급을 받았다”고 회상했다. 그는 “창업에 뛰어든 여러분을 보니 맥박이 뛰는 느낌을 받았다”며 “젊은이들이 새로운 영역에 뛰어드는 것은 우리 경제의 에너지가 될 것”이라고 추켜세웠다.
그는 또 “산업현장에서 여러분들이 고군분투하는 모습을 보니 절로 고개가 숙여진다”며 “여러분들의 지적을 무겁게 받아들여 앞으로 내놓을 중소기업 대책에 반영하겠다”고 고개를 숙였다.
이와 함께 김 위원장은 참석자들이 제기한 일부 문제점에 대해 현장에서 개선을 약속하는 등 발 빠르게 대응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청주=황세원 기자 swhw@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