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 대출 첫 6조 돌파… 3분기 기타대출 90% 차지
입력 2011-11-21 18:24
대학생 학자금 대출잔액이 사상 처음 6조원을 돌파했다.
한국은행은 3분기 가계신용(가계대출+판매신용) 자료에서 9월 말 현재 기타 금융기관의 기타대출이 7조3351억원으로 사상 처음 7조원을 넘었다고 21일 밝혔다. 기타 금융기관은 예금을 취급하지 않고 대출기능만 있는 금융기관으로 보험사, 카드사, 연금기금 등을 일컫는다.
기타대출 항목은 한국장학재단의 대학생 학자금 대출과 보훈기금, 군인복지기금을 포함하며 기타대출액 중 약 90%가량이 학자금 대출인 것으로 알려졌다. 기타대출은 지난해 4분기 4조8924억원에서 올 1분기 6조2567억원으로 급증한 뒤 3분기에 7조원을 돌파했다.
한은 관계자는 “각 기관의 동의를 받지 않아 자세한 액수를 공개하지는 못하지만 기타대출 중 한국장학재단 대출 잔액이 6조5000억원가량 된다”고 말했다. 한국장학재단 대출액은 전 분기보다 약 1조원 늘어난 것으로, 학자금 대출액이 6조원을 넘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학자금 대출은 한국장학재단의 수치가 통계에 잡힌 2009년 4분기 약 1조원에서 시작, 불과 2년도 안 돼 6배가량 뛴 셈이다.
청년층 실업률이 7%대로 고공행진을 이어가는 가운데 학자금 대출액이 급증함에 따라 청년층 신용부실 우려가 커지고 있다.
또 당국의 단속 등으로 은행의 가계대출 증가세는 주춤했지만 보험사 대출이 사상 최대치로 증가하는 등 대출 풍선효과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보험사 대출은 지난 3분기에 3조원이나 급증했다. 이는 한은이 신계열 통계자료를 적용한 2002년 4분기 이후 최대치다.
한은 관계자는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억제 영향으로 은행권 대출이 힘들어지자 보험 약관대출 등으로 수요자가 몰린 결과”라고 분석했다. 보험사 대출 증가액의 50%가량이 보험 약관대출인 점에 비춰 생활비나 사업자금 등의 용도로 빌린 것으로 추정된다.
한편 가계가 금융권으로 대출을 받거나 카드를 그은 부채인 가계신용 잔액은 9월 말 현재 892조4571억원으로 전 분기보다 약 16조2000억원 증가, 사상 최대치를 갱신하며 900조원에 바짝 다가섰다. 가계대출 중 예금은행 대출은 금융당국의 단속 영향으로 전 분기보다 5조4000억원 증가해 증가폭이 전 분기(9조2000억원)보다 크게 축소됐다.
고세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