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동원·선동열 전설의 맞대결 스크린서 본다… 영화 ‘퍼펙트 게임’ 12월 개봉

입력 2011-11-21 22:02


29년 역사의 한국프로야구에는 찬란히 빛나는 스타플레이어들이 있다. 그중에서도 첫 손가락에 꼽히는 데 주저할 필요가 없는 이들이 있다. 지난 9월 타계한 최동원 전 한화2군 감독과 선동열 현 기아타이거즈 감독이다.

‘투수놀음’이라는 야구에서 이 둘은 자기 팀의 마운드를 책임지는 불세출의 투수로 동시대를 함께하며 꿈같은 승부를 연출했다. 영화 ‘퍼펙트 게임’은 최동원 선동열 두 전설의 세 번째 맞대결과 야구를 향한 열정을 그려낸 작품이다.

박희곤 감독은 21일 서울 자양동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에서 열린 제작보고회에서 “야구를 소재로 한 멜로나 인생극복기는 많았다. 하지만 경기 그 자체나 야구 선수를 주인공으로 한 영화는 ‘퍼펙트 게임’이 첫 시도인 것 같다. 경기를 디테일하고 박진감 넘치게 담아내고 싶었다”고 말했다.

‘무쇠팔’ 최동원(1958년생)과 ‘무등산 폭격기’ 선동열(1963년생)은 1982년 세계야구선수권대회에서는 함께 우승을 이끌었지만 프로에 진출해서는 각각 롯데 자이언츠와 해태 타이거즈의 에이스로 만나 우열을 가리기 힘든 명승부를 연출했다. 1986년 두 차례 맞대결에서 1승씩을 주고받았고, 이듬해 5월 16일 세 번째이자 마지막 맞대결에서는 연장 15회(경기시간 4시간56분)까지 가는 혈투 속에 끝까지 마운드를 지키고도 2대 2로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 이 영화는 전설이 되어버린 이 경기를 중심으로 두 영웅의 야구에 대한 고민과 꿈을 그려냈다.

박 감독은 “세 번째 맞대결이 기록상으로는 퍼펙트 게임이 아니지만 그 경기를 본 관중들은 그보다 더 완벽한 경기는 있을 수 없다고 생각했을 거다. 그런 점에서 ‘퍼펙트 게임’이란 제목을 달았다”고 말했다. 최동원 역의 조승우는 “자신이 하는 일에는 최선을 다하는 프로이면서 불의를 보면 참지 못하고, 선후배를 사랑하는 최동원 감독님의 인간적인 면모를 표현하려고 노력했다”며 “마운드에서는 행복하셨을 테지만 잘 해 내야 한다는 부담과 압박을 견디며 외로운 싸움을 하셨을 감독님을 생각하며 촬영했다”고 말했다.

선동열 역을 맡은 양동근은 “영화를 촬영하기 전 야구공을 던져본 적이 없을 정도로 야구에 대해서는 잘 몰랐다”며 “선동열 감독과 투구 폼이 비슷하게 나오면 성공한다는 생각으로 틈나는 대로 연습했다”고 했다.

배우들은 전북 군산구장에서 지난 6월부터 촬영하며 고생을 무척 많이 했다고 털어놨다. 조승우는 “진통제를 먹어가며 매일 공을 던졌다”고 말했다. 마지막 맞대결에 출전하는 해태의 만년 2군포수 박만수 역의 마동석은 “배우들이 부상도 많이 당했지만 선수로 등장하는 40∼50명이 의기투합해 열심히 촬영했다”고 말했다. 롯데 자이언츠의 4번 타자 김용철 역으로 출연한 조진웅은 갈비뼈에 금이 가는 부상을 입기도 했다고 한다.

영화는 다음 달 초 개봉할 예정이었으나 후반 작업이 길어져 개봉일이 12월 하순으로 늦춰졌다.

글·사진=라동철 선임기자 rdchu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