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50년만에 ‘의료 원조국’ 됐다

입력 2011-11-21 17:37


우리나라가 개발도상국가의 경제성장 모델뿐 아니라 선진의료 모델로서의 위상을 새로이 높이고 있다.

서울대학교 의과대학(학장 임정기)은 21일 ‘이종욱-서울 프로젝트’ 사업의 첫 성과인 라오스 국립의대 교수 초청 연수 수료식과 함께 의료장비 기증식을 가졌다. ‘이종욱-서울 프로젝트’란 세계보건기구(WHO) 전 사무총장 고(故) 이종욱 박사의 이름을 딴 것으로, 우리 경험을 개발도상국에 나눠줌으로써 개도국의 보건의료수준을 끌어올려주는 프로그램이다.

이는 서울대 의대가 1950년대 중반 미국 미네소타대가 지원한 ‘미네소타 프로젝트’를 통해 선진 의료기술을 습득하고 국내 보건의료기반을 구축한 데 착안한 것이다. 미네소타 프로젝트는 미국 국제협력본부가 한국 의료원조 프로그램의 하나로 미네소타대에 의뢰해 1955년부터 1961년까지 7년 동안 진행한 의학교육 지원사업으로, 현재 서울대 의대와 서울대병원 발전의 초석이 됐다.

서울 프로젝트는 한국국제보건의료재단(이사장 한광수) 지원으로 지난해 라오스 국립의대 교수진 8명을 대상으로 처음 시작된 ‘한국형 국제 보건의료 원조모델’이다. 2019년 말까지 계속되는 이 프로젝트는 개도국 의학교육자 초청연수, 의료장비 지원, 현지 방문을 통한 자문 및 학술회의 지원, 보건의료 인프라 구축 등 모두 4개 사업으로 구성돼 있다.

이번에 서울대 의대 연수를 마친 라오스 국립의대 교수는 솜숙 판콩시(미생물학), 분레우앙 쿠손(병리학), 시사반 라티파냐(약리학), 달루니 파타나누룩(해부학), 찬펭 파타나(생리학), 빌룬나 사나파이(소아혈액학), 핌마손 피리마노탐(산부인과) 솜친 시사바쓰(내분비학) 등 8명이다.

라오스는 의사 수가 절대적으로 부족하고 보건의료 시설이 낙후돼 있어 최신 의료기술 습득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태다. 임정기 서울대 의대 학장은 “라오스가 빠른 시일 안에 선진 보건의료체계를 갖출 수 있도록 계속 지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기수 의학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