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들은 ‘안철수’ 같은 참신한 인물 원하는데… 통합야당 정치틀 바꾼다면서 그 얼굴이 그 얼굴

입력 2011-11-21 21:43

다음 달 17일 통합신당 출범을 목표로 야권이 창당 작업을 벌이고 있지만 참여 인사들 면면이 참신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시민사회계, 노동계 등이 참여했지만 ‘뉴페이스(새 얼굴)’는 거의 없고 지금까지도 정치권을 기웃거렸거나 각종 ‘출범식’에 단골로 이름이 오르내리던 인사가 대부분이라는 것이다. ‘그 나물에 그 밥’이라는 비판이 솔솔 나오는 이유다.

우선 민주당과 함께 ‘민주진보 및 시민통합정당 출범을 위한 대표자 연석회의’에 주도적으로 참여하는 혁신과통합 측 인사들부터 그렇다. 혁신과통합 상임대표인 이해찬 전 국무총리는 정치권을 떠난 듯싶더니 소리 소문 없이 컴백한 형국이다.

다른 두 상임대표인 이용선 전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 공동대표나 남윤인순 한국여성단체연합 공동대표는 2010년 6월 지방선거 당시 정치권에 공천 영향력을 발휘하기 위해 만들어진 ‘희망과 대안’이라는 모임에 참여했다. 정치 지향이 강한 인사들이라는 얘기다. 특히 여성단체연합은 여성 국회의원 비례대표 자리를 도맡아오던 곳으로 정치권과 불가분의 관계에 있다. 혁신과통합 측의 민만기 대변인(녹색교통운동), 최민희 사무총장(언론개혁국민행동)도 시민사회계의 ‘기득권층’에 해당한다. 또 정윤재 혁신과통합 기획위원장은 노무현정부 청와대 비서관으로 재직하던 시절 건설업자로부터의 뇌물을 받은 혐의로 구속된 전력이 있다.

또 다른 주요 파트너인 한국노총의 이용득 위원장은 일찌감치 여의도 정치에 뛰어들려고 했던 대표적인 ‘정치 노동자’다. 그는 18대 총선 직전 한나라당 비례대표에서 떨어지자 “나도 속고, 한국노총도 속았다”고 말하기도 했다. 옷로비 특별검사를 지낸 복지국가소사이어티의 최병모 공동대표도 정치인 행사에 자주 나오고, 지난 18대 총선에서는 통합민주당(현 민주당) 비례대표 공천에 물망에 올랐던 인물이다.

진보통합시민회의 측 이학영 상임의장은 지난 1월에는 민주노동당, 진보신당, 사회당, 민주노총과 함께 ‘진보정당 건설을 위한 연석회의’를 추진하다 이번에 다시 민주당 중심의 중(中)통합 쪽으로 넘어왔다. 민주평화복지포럼 측 이부영 대표 역시 열린우리당 의장 출신이다. 민주노총 사무금융노련 전·현직위원장 모임 소속의 곽태원 대표는 민주노동당원 출신이면서도 2007년 17대 대선에서 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에서 이해찬 후보를 지지하는 활동을 벌이다 민노당에서 제명된 적이 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민주당 주변에서부터 “국민들은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 같은 인물을 원하고 있는데 민주당은 이용득 위원장을 내세우고 있다”거나 “통합신당이 친노, 시민사회계, 노동계의 정치권 데뷔당(黨)이냐”는 불만이 나오고 있다.

손병호 기자 bhs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