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에 듣겠다” 박근혜, 캠퍼스 속으로
입력 2011-11-21 21:50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가 21일 서울 월계동 인덕대학을 찾아 학생들과 만났다. ‘수도권 20대’는 박 전 대표가 가장 약한 지지계층이다. 이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는 ‘듣는 정치’를 통해 젊은층과의 소통에 적극적이란 이미지를 내세우는 변화를 선택한 것이다.
박 전 대표는 창업을 희망하는 대학생들과의 간담회에서 일자리 창출 해법으로 ‘청년창업’을 제시했다. 인덕대는 중소기업청이 올해 창업선도대학으로 선정한 곳이다. 그는 간담회 직후 기자들과 만나 “우리 경제도 ‘창업경제’로 가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미국의 예를 들더라도 오래된 기업보다 (창업한 지) 5년도 안 된 기업들이 일자리를 많이 만들어낸다”고 말했다.
박 전 대표는 1시간 넘게 학생들과 나눈 대화 내용을 내년도 예산에 반영할 계획이라고 했다. 그는 예산에 대한 질문을 받자마자 “제가 챙길 것이 있다”며 “청년창업, 일자리, 사회보험료 지원, 근로장려세제(EITC) 강화, 대학등록금 부담완화 등에 대한 예산지원에 신경을 쓰고 있다”고 말했다. 소통 내용을 향후 정책에 적극 반영하겠다는 것이다.
박 전 대표는 이어 “정책 쇄신 다음에 정치 쇄신도 해야 한다”며 “그 부분에 대해 나중에 말씀드릴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향후 당 쇄신과 관련해 적극적으로 나설 의사가 있음을 내비친 것이다. 그는 “환골탈태를 위해 당명 개정이 필요하냐”고 묻자 “어떤 때에는 이름과 겉모양을 바꾸는 것이 필요할지 모르지만 지금은 겉모양이 아니라 우리 속마음을 확 바꿀 필요가 있다”고 답했다.
박 전 대표는 정치 현안 질문에 상세하게 답하며 전에 비해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다. 민주당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과 관련해 투자자국가소송제도(ISD) 재협상을 위한 장관급 이상의 서면합의를 요구한 것에 대해 “종이 한 장이 문제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국가 간 약속이라는 문제는 지금 세상에 다 공표한 것”이라며 “전부가 어떤 약속을 국가 간에 했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그것(서면합의)이 어떤 의미가 있겠는가”라고 덧붙였다. 민주당의 서면합의 요구에 큰 의미를 둘 필요가 없다고 일축한 셈이다.
이날 간담회에 참석했던 메카트로닉스학과 2학년 송현준(24)씨는 “박 전 대표가 젊은층에 큰 관심을 가졌다는 것을 알게 됐다”며 “엄할 것이라 생각했는데 직접 만나보니 자상하다”고 말했다. 박 전 대표는 23일 대전대학교를 찾아 2007년 경선 이후 4년 만에 첫 특강도 할 계획이다.
유동근 기자 dkyo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