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리와 느낌으로 샷! 시각장애인 골프대회 열려

입력 2011-11-21 19:10


“귀로 듣고 마음의 눈으로 샷을 날린다.”

경남 양산시 어곡동 에덴밸리컨트리클럽에서는 21일 시각장애인들에게 희망과 용기를 주기 위한 전국시각장애인골프대회가 열렸다. 영하의 날씨 속에 오전 7시부터 6시간 동안 진행된 대회에서는 B1(전맹) 등급과 B2(약시) 등급에서 모두 24명의 선수가 열전을 펼쳤다.

부산·경남 지역에서 처음 열린 대회여서인지 이날 골프장에는 많은 갤러리들이 참가해 높은 관심을 보였다. 이들은 선수들이 비장애인 골퍼 못지않은 열정과 기량으로 멋진 플레이를 펼치자 “굿 샷!”을 외치며 힘찬 응원을 보냈다. 시각장애인골프대회는 선수 2명과 ‘서포터’로 불리는 안내인 2명, 캐디 1명 등 5명이 한 조를 이룬다. 선수들은 캐디로부터 코스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자신에게 맞는 클럽을 선택한 뒤 안내인이 클럽 헤드를 볼 뒤에 놓아주면 티샷을 한다.

4년 경력의 이재환 선수는 “최대한 마음을 모아 소리와 느낌으로 공을 친다”며 “맞는 순간의 타구감으로 거리와 방향을 느낄 수 있다”고 말했다. 선수들은 에덴코스 9홀, 밸리코스 9홀 등 18홀 경기를 펼쳤다. B1 등급 남녀 우승은 임동식(84타)· 최정희(106타)씨가 차지했고, B2 등급 남녀 우승은 이경훈(78타)·양정옥(86타)씨가 각각 차지했다.

대회장인 부산시각장애인스포츠연맹 황윤석 부회장은 “우리나라 시각장애인골프대회 역사는 5년으로 선수는 40여명에 불과하다”며 “이번 대회가 선수들의 기량 향상은 물론 시각장애인들에게 꿈과 희망을 심어주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부산=윤봉학 기자 bhyo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