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국회 점거 애걸하는 정치인, 꼭 기억해 두자

입력 2011-11-21 17:49

여의도 정치가 막가고 있다. 국회의원들이 시민들에게 민의의 전당인 국회를 점거해 달라고 주문하는 상황이 됐다. 민주당 정동영 최고위원은 지난주 서울시청 광장에서 열린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반대 집회에 참석, “촛불이 5만개가 되면 FTA 비준안을 강행 처리하지 못할 것”이라며 국회 본회의가 예정된 “24일 국회 담장을 에워싸 달라”고 주문했다. 지난달에도 “여의도 (국회의사당) 둘레가 2.4㎞로 1m마다 2사람씩 4800명이면 둘러쌀 수 있으니 국회로 와 달라”고 선동했었다.

이종걸 의원도 “여러분이 국회를 점령해 달라. 경찰차를 에워싸는 데 5만명이면 된다”고 말했다. 정 최고위원은 과거 집권당 대표와 대통령후보까지 지낸 인물이다. 지금은 제1 야당 최고위원이다. 이종걸 의원도 가장 합리적 사고를 해야 할 변호사 출신 정치인이다. 민의의 전당인 국회 의사당을 다수의 힘으로 둘러싸서 의안처리를 못하도록 압력을 행사해 달라고 요청하는 것이 과연 정상적 사고를 가진 의원들이 할 수 있는 말인가 묻지 않을 수 없다.

국회는 국민들이 직접투표를 통해 선출한 대표들이 민주적 절차에 따라 입법을 하고 행정부의 독주를 견제하며 그 과정에서 대화와 타협을 통해서 최선의 방안을 도출하는 곳이다. 국회의사당은 100m 이내에서 집회와 시위를 할 수 없도록 법률로 보호받고 있는 곳이다. 그럼에도 야당의 선동 속에 연일 시위가 발생하고 그 중 일부는 담을 뛰어넘어 국회에 난입하는 일까지 발생했다. 국회 안에서는 야당보좌관들이 외교통상위를 점거하고 회의를 방해하고 있다.

대한민국 국회가 이렇게 소수파에 유린과 농락을 당할 수는 없다. 손학규 대표를 비롯해 정 최고위원 등 과거 한·미 FTA의 열렬한 지지자였던 이들이 자신들의 정치적 이득을 목적으로 말을 바꾸고 민주주의의 기본질서를 흔드는 망언과 행동을 계속하고 있다. 민주주의 이름으로 이들의 비이성적 정치행동을 더 이상 용납해서는 안 된다. 국민 다수가 지지하는 한·미 FTA 비준안은 24일 본회의에서 처리돼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