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김봉현] 개발협력의 새 章 열 부산 총회
입력 2011-11-21 17:47
오는 29일 부산에서 국제개발협력의 엑스포라고 할 수 있는 ‘세계개발원조총회’가 개막된다. 2003년 로마, 2005년 파리, 2008년 가나 아크라에 이어 아시아에서는 최초로 개최되는 이번 총회에는 160여개국의 정부 대표, 70여개 국제기구 대표, 의회 및 시민사회 대표 등 총 2500여명이 참석하여 사상 최대 규모의 회의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지금까지 참석이 확정된 주요 인사로는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 동티모르와 르완다 대통령, 에티오피아 총리 등 정상급 인사가 10여명이고, 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장관을 비롯한 장관급 인사가 100여명, 국제기구 수장이 40여명에 달한다.
부산 총회가 이처럼 국제사회의 관심과 주목을 받게 된 것은 수원국에서 공여국으로 성공적으로 전환한 우리나라에서 개최되는 이번 회의가 침체상태에 빠져 있는 국제개발협력 커뮤니티에 새로운 활력과 비전을 제시해 줄 것으로 기대하기 때문이다. 지난 60여 년간 국제사회는 개발을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인 결과 일정한 성과를 거두었지만 아직도 여러 가지 도전과 과제가 남아 있다. 최빈 개도국 수만 보더라도, 유엔이 최빈국을 지정하기 시작한 1971년 이래 최빈국 지위에서 벗어난 국가는 3개국(보츠와나, 카보베르데, 몰디브)에 불과하고, 아직도 193개 유엔 회원국 중 4분의 1에 달하는 48개국이 최빈국에 머물러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범세계적 경제위기로 전통 공여국들의 주머니 사정이 팍팍해지면서, 구체적인 개발 성과 도출을 요구하는 목소리는 더욱 높아지고 있고 새로운 개발협력 패러다임을 구축해야 한다는 여론이 힘을 얻고 있다. 부산 총회의 초점이 실제로 개발을 가져오는 새로운 개발협력 패러다임 모색에 맞춰지고 있는 것도 가시적인 개발성과를 도출함으로써 개발원조에 대한 관심과 지지를 다시 불러일으키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라고 할 수 있다.
정부는 작년 G20 정상회의에서 ‘서울 개발 컨센서스’ 채택을 주도한 데 이어 부산 총회에서 새로운 국제개발협력 패러다임 형성을 선도함으로써, 그간 국제사회가 만든 규범을 수동적으로 따라가던 상황에서 벗어나 국제규범과 환경을 능동적으로 만들어 나갈 계획이다. 또한, 개발에 성공한 국가로서 부산 총회를 통해 ‘나눔과 공생’ ‘두 손으로 주는 따뜻한 원조’라는 개발협력에 대한 우리의 철학과 비전을 국제사회와 공유함으로써 개도국에게 희망의 메시지를 전하고, 개발협력에 대한 일반 국민들의 이해와 NGO, 학계, 민간분야의 국제적 역량을 강화하는 데도 기여코자 한다.
1주일 앞으로 다가온 이번 총회에서 전 세계가 함께하는 새로운 개발협력 패러다임을 이끌어냄으로써 개발협력 분야에서 우리나라의 지적 기여가 더욱 강화될 수 있도록 남은 기간 동안 최선을 다할 계획이다. 국민 여러분들의 많은 성원을 기대해 본다.
김봉현 외교통상부 다자외교조정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