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 反군부 시위 2명 사망… 카이로 농성장 철거중 충돌 600여명 부상

입력 2011-11-20 19:33

이집트 군부가 권력을 더 오랫동안, 더 많이 가지려는 움직임을 보이자 시민이 격렬히 반발하고 있다. 19일(현지시간) 반군부 시위에서 2명이 숨지고 600명 이상이 다쳤고, 20일에도 시위가 이어졌다. 폭력 사태는 전투경찰이 수도 카이로의 타흐리르 광장에서 천막을 치고 장기 농성을 벌이려는 시위대와 충돌한 데서 시작됐다고 AP통신이 보도했다.

18일 오후부터 타흐리르 광장을 점령한 시위대는 군부가 권력이양 시점을 명확히 하지 않는 데 항의하는 차원에서 장기 농성을 시작했다. 19일 전투경찰이 천막을 뜯어내려 했고, 시민들이 이에 저항하면서 사태가 커졌다. 전투경찰은 최루탄을 쏘고 고무총을 발사했다. 시민 수천명은 돌을 던져 맞섰다. 23세 청년이 총에 맞아 숨졌고, 최소 676명이 다쳤다고 이집트 보건 당국이 밝혔다. 같은 날 지중해 연안 도시 알렉산드리아에서 일어난 시위에서도 1명이 사망했다.

이집트 국민 상당수는 호스니 무바라크 전 대통령 축출 이후 권력을 장악한 군부가 개혁을 일부러 늦추고 있다며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 현재로서는 2013년에도 대선이 치러질지 불투명하다. 지난 2월 무바라크가 물러날 당시 군부는 6개월 안에 권력을 시민에게 이양하겠다고 약속했다.

최근엔 새 헌법 제정에 관한 군부의 구상이 드러나 논란이 됐다. 100명으로 구성될 제헌 위원회에 군부 추천 인사를 80명 포함시킨다는 내용이었다. 군 예산을 의회 감독 대상에서 제외한다는 내용도 있어 무슬림형제단을 비롯한 각 정당이 강하게 반발했다. 이집트에서는 오는 28일부터 총선이 시작된다.

권기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