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시리아 정권 붕괴 시간문제”
입력 2011-11-21 00:35
미국이 바샤르 알 아사드 시리아 정권이 조만간 붕괴할 것을 경고하고, 국제사회가 아사드 정권을 규탄하는 유엔 결의안을 추진하는 등 압박 강도를 높이고 있다. 하지만 아사드 대통령은 유혈 강경 진압을 계속하겠다며 고집을 부리고 있다. 이런 가운데 반정부 시위가 발생한 지 8개월 만에 처음으로 20일(현지시간)에는 시리아 집권당 당사를 겨냥한 폭탄 공격이 발생해 긴장감이 더해지고 있다.
힐러리 클린턴 미국 국무장관은 19일 CBS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시리아 사태와 관련, “군을 이탈해 반군에 가담하는 경우가 늘고 있는 상황에서 아사드 정권이 버티기는 힘들 것”이라며 “아사드 대통령의 몰락은 시간문제일 뿐”이라고 말했다.
그는 전날 N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아사드 정권의) 반대 세력이 나와 내전이 일어날 가능성이 있다”면서 “이 반대세력은 무장이 잘 돼 있으며 재정도 튼튼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미 반군이 일정한 규모와 무력을 갖추고 있다는 점을 시사한 것이다.
국제사회도 모든 압박 수단을 동원할 방침이다. 프랑스는 “시리아가 개혁을 하기에는 너무 늦었다”고 언급, 사실상 아사드 정권 붕괴가 사태를 해결할 수 있는 유일한 방안이라는 점을 시사했다. 영국 정부도 런던에서 시민군 지도부와 회동(21일)할 예정이다.
아랍권 22개국으로 구성된 아랍연맹(AL)은 시리아 사태 논의를 위해 24일 카이로에서 각국 외무장관이 참가하는 긴급 회동을 갖는다. 또 아랍연맹은 500명 규모의 감시단을 시리아에 파견하겠다고 제안했으나 시리아 정부가 거부했다.
아사드는 여전히 유혈 진압을 멈추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아사드는 영국 선데이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충돌은 계속될 것이며, (시위에) 굴복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서방국들의 군사 개입이 중동 지역에 격변을 불러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한편 20일 시리아 수도 다마스쿠스에 있는 집권 바트당 당사에는 두 차례 수류탄 폭발음이 들렸다고 AP통신이 보도했다. 공격에 쓰인 무기는 로켓추진수류탄(RPG)이다. 시리아 정부군에서 이탈한 병사들로 구성된 ‘자유시리아군’은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주장했다. 공격에 따른 인명피해는 확인되지 않았으며, 바트당사 건물도 외관상 큰 피해는 없다고 AP는 전했다.
외신들은 시리아에서 본격적인 내전이 발발할 가능성이 점차 커지고 있다고 전망하고 있다. 중동 지역 정정(政情) 불안을 이유로 서방국이 직간접적으로 군사 개입을 시작할 수 있기 때문이다.
워싱턴=김명호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