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원 모욕죄로 피소 개그맨 최효종 “주변서 걱정해줘 오히려 미안”
입력 2011-11-20 19:28
개그맨 최효종이 KBS 2TV 예능프로그램 ‘승승장구’ 녹화에서 무소속 강용석 의원으로부터 국회의원 모욕 혐의로 고소당한 데 대한 심경을 밝혔다. 20일 제작진에 따르면 전날 밤 녹화에 참여한 최효종은 “내 개그가 사회 이슈가 될 거라는 생각은 했지만 이런 일이 벌어질 줄은 몰랐다”고 말했다.
최효종은 “피소 소식을 처음 듣고는 누군가의 장난인 줄 알았다”며 “당시 행사장에서 한숨을 쉬니 사람들이 유독 크게 반응해 ‘이젠 숨만 쉬어도 웃기는구나’ 싶었는데 일이 터져 있더라”고 설명했다. 그는 “주변에서 많이 걱정해주셔서 오히려 미안할 지경”이라며 “평정심을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앞으로도 “공감이 가는 개그를 하고 싶다”고 말했다.
녹화에는 최효종의 동료 개그맨 박성호와 정범균이 함께 출연, 이번 고소 사건을 소재로 한 풍자 개그도 선보였다. ‘승승장구’ 최효종 편은 22일 밤 11시5분에 방송된다.
이와 관련해 개그맨 남희석은 19일 자신의 트위터에 “혹시 내 후배 가운데 개그 때문에 벌금 나오게 된다면 전액 내가 내주마. 맘 놓고 하던 거 해라”고 적어 눈길을 끌었다. 이날 KBS는 9시 뉴스에 ‘풍자 개그 인기’라는 꼭지를 방영하며 ‘사마귀 유치원’ 방송 영상을 내보내기도 했다.
앞서 강 의원은 지난 17일 최효종을 국회의원 집단모욕죄 혐의로 서울남부지검에 고소했다. 강 의원은 최효종이 KBS 2TV ‘개그콘서트’의 한 코너인 ‘사마귀 유치원’에서 “국회의원이 되기 위해서는 집권 여당 수뇌부와 친해져 집권 여당의 공천을 받아 여당의 텃밭에서 출마를 하면 되는데 공탁금 2억만 들고 선관위로 찾아가면 돼요” 등의 대사를 해 국회의원을 모욕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한나라당 정두언 의원은 20일 트위터에 올린 글을 통해 ‘한나라당에 대한 악재’라며 강 의원을 비판했다. 정 의원은 “강 의원의 최효종 고소 사태는 한나라당 입장에서 국회 몸싸움 이상의 타격을 받는 악재”라고 밝혔다.
양진영 기자 hans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