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사용료 이한열기념사업회에 보내주세요” 당시 사진기자 정태원씨의 선행

입력 2011-11-20 19:28

1987년 이한열 열사가 최루탄에 맞아 쓰러지는 순간을 사진에 담은 정태원(72)씨가 사진사용료로 들어올 돈을 이한열기념사업회에 후원금으로 보냈다.

최근 한 출판사가 87년 6월항쟁에 관한 책을 만들면서 이한열 사진을 쓰려고 저작권자인 정씨를 찾아오자 정씨가 “사용료를 기념사업회에 보내 달라”고 요청한 것이다. 출판사는 6월항쟁 때 ‘한열이를 살려내라’는 제목의 대형 걸개그림으로도 제작된 유명한 사진을 포함해 2장을 쓰면서 장당 8만원씩 16만원을 기념사업회에 부쳤다.

정씨는 20일 “연세대생 이한열이 쓰러진 당일은 시위대도 특별한 계획이 없었던 날”이라며 “어쩌다 보니 1000여명이 모여 행진을 시작했고 교문 안에 들어온 이한열이 엽총 최루탄에 맞아 쓰러진 것이 6·29선언을 이끌어내는 도화선이 됐다”고 회고했다. 로이터 통신 사진기자였던 정씨는 90년대 중반 퇴사했고 지난해부터 이 사진의 저작권을 로이터 통신으로부터 받았다.

프리랜서 작가로 여전히 현직에 있는 정씨는 6월항쟁 때 찍은 사진 180여장도 기념사업회에 기부했다. 그는 “사진을 역사적 기록으로 남겨 두루 알리고 좋은 곳에 쓰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선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