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한한 美 비영리단체 GCI 짐 그룬 총재 “북한 어린이 돕기 한국교회와 협력 기대”

입력 2011-11-20 19:42


“한국은 예전부터 이웃을 돕는 좋은 문화를 가진 나라입니다. 북한은 남한의 형제국가 아닙니까. 굶주린 동포를 돕는 일에 기꺼이 나서줄 것으로 믿습니다.”

지난 14일 극동방송 초청으로 서울에 온 미국의 국제구호개발 NGO ‘GCI’(Global Connection International) 짐 그룬(78·사진) 총재가 최근 북한 돕기에 엉거주춤한 상태에 있는 한국사회에 일침을 가했다. 그룬 총재는 1956년부터 2001년까지 10대청소년선교회(YFC·Youth for Christ international) 이사장을 지냈다.

GCI의 핵심 가치는 구원의 기쁜 소식을 전하는 것. 순수 복음주의에 입각해 운영되고 있는 기독교 정신을 실천하는 NGO다. 모든 프로젝트나 프로그램은 성경을 바탕으로 만들어지고 있다. 삼위일체 하나님을 섬기며 인정해야만 GCI 사역에 참여할 수 있다.

현재 GCI는 북한, 캄보디아, 코스타리카, 쿠바, 르완다, 탄자니아, 온두라스, 과테말라 등 13개국 을 대상으로 구호활동을 펴고 있다. 그룬 총재는 각국의 후원자를 모으고 현지인들을 교육시켜 그들이 자립할 수 있는 기반을 조성해 주는 일을 한다. 지난 5월엔 캄보디아에서 기독교교육 콘퍼런스를 개최했고 8월에는 탄자니아에 병원과 학원을 설립했다. 최근엔 홍수로 고통을 겪고 있는 태국 방콕의 수재민 돕기에 앞장서고 있다.

“종교의 자유가 없는 나라에 병원을 세우고, 의사를 파견하고 약을 전달하는 것으로 우선 복음전도의 문을 엽니다. 교육과 음악봉사 활동도 합니다. 이와 함께 국제 포럼과 세미나들을 통해 스폰서를 모으고 있습니다. 이렇게 마련된 후원금으로 각 나라에 토착민 리더들을 세우지요. 우리는 그들이 존경받고 신뢰받고 좋은 영향력을 지역사회에 끼치도록 그들을 지도합니다. 복음을 강조하지 않지만 저절로 스며들게 됩니다.”

그룬 총재가 역점을 쏟고 있는 대상은 북한의 어린이다. 지난 4월부터는 라디오 방송이 잘 나오지 않는 북한에 배터리 없이도 켤 수 있는 자가방식의 라디오를 보급하는 일을 하고 있다. 그는 미국으로 떠나기 하루 전인 20일, 1993년 김일성 주석을 만난 일화를 소개하면서 북한의 굶주린 어린이를 돕는 일에 한국교회가 적극적으로 나서줄 것을 호소했다.

“김일성 주석이 사망하기 1년 전이었지요. 주석 궁에서 그를 만났어요. 주민들에게 성경책을 돌려도 좋겠느냐고 물었더니 직접 주는 것은 안 되지만 봉수교회에 전달하는 것은 괜찮다고 했어요. 놀라운 변화였지만 안타깝게도 그게 마지막이 됐지요.”

윤중식 기자 yunj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