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I, 올·내년 성장률 전망 3%대 하향

입력 2011-11-20 21:53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올해와 내년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을 각각 3.6%, 3.8%로 내려잡았다. 정부기관이 올해와 내년 성장률을 3%대로 낮춘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KDI는 20일 내놓은 ‘2011 하반기 경제전망’에서 올해 경제성장률을 지난 5월에 전망한 4.2%보다 0.6% 포인트 하향 조정했다. 내년 성장률도 종전의 4.3%보다 0.5% 포인트 내린 3.8%로 내다봤다. 유럽 재정위기와 주요국 신용등급 하락 등으로 세계경제 불확실성이 커지고, 세계 각국의 소비심리가 위축되면서 우리나라의 수출이 둔화된 데 따른 전망이다.

1분기 4.2%였던 우리나라의 경제성장률은 이미 2, 3분기에 각각 3.4%로 낮아진 상태다. 현오석 KDI 원장은 “올 1분기를 기점으로 우리 경제가 하향하고 있다”면서 “경기 사이클상 하향세가 상당기간 지속될 것이며, 이는 적어도 내년 상반기까지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내년 상반기 성장률은 3.2%까지 내려갈 것으로 예상했다. KDI는 다만 하반기엔 세계 경기가 다소 회복되면서 우리나라의 하반기 성장률이 4.2%로 높아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 우리나라의 수출 증가율이 올해 19.7%에서 내년 10.0%로 떨어지더라도 내수가 상대적으로 나쁘지 않아 경제성장률이 급격히 떨어지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이 내년에 발효될 경우 내년 성장률이 0.1∼0.3% 포인트 더 높아질 수 있다는 분석도 내놨다.

하지만 이 같은 분석은 내년 세계경제 성장률이 4.0%는 된다는 것을 전제로 한 것이다. 세계경제 불확실성이 확대될 경우 내년 3.8% 성장률도 힘들어질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KDI는 이와 함께 통화당국이 그간 물가 안정에 소극적이었던 탓에 올해 물가 안정 목표 달성은 힘들게 됐다며 한국은행을 정면 비판했다. KDI는 “우리나라는 물가 안정에 대한 통화당국의 책임을 물을 장치가 미흡하다”며 제도 개선 필요성도 제기했다.

조민영 기자 mym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