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익률 속절없는 추락… 2011년 재테크 ‘본전치기면 성공’
입력 2011-11-20 18:52
올해 재테크로 돈을 불리려던 투자자들은 ‘본전치기면 성공’이라고 생각하는 편이 나을 것 같다. 글로벌 경기둔화에 따라 주식·펀드·채권·부동산 등 모든 자산유형에서 수익을 기대하기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2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 들어 지난 17일까지 개인 투자자가 많이 사들인 코스피 상위 30개 종목과 코스닥 상위 30개 종목의 평균 수익률은 -5.34%로 집계됐다. 코스피 상장사들의 수익률 평균은 연초 이후 -11.80%, 코스닥 상장사들은 연초 이후 -3.50%로 나타났다.
상대적으로 안정 평가된 펀드 투자의 수익률도 직접 투자 못지않게 낮았다. 펀드평가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 17일 기준 국내 주식형펀드는 연초 이후 평균 -10.99%의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설정액 상위 10개는 -8.19%다. 해외 주식형펀드에 투자했다면 손실 폭은 더 크다. 해외 주식형펀드의 연초 이후 평균 수익률은 -17.56%, 설정액 상위 10개 평균은 -19.50%로 나타났다.
지난해 차·화·정(자동차·화학·정유) 종목을 대거 편입하면서 쏠쏠한 재미를 봤던 자문형 랩어카운트(편입비율 규제 없이 자산운용사가 주식과 채권 등에 자율적으로 투자하는 펀드)도 올 들어 성과가 급락했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브레인투자자문의 자문형 랩 상품들이 최근 6개월(11일 기준) 동안 기록한 수익률은 -23.10%였다. 같은 기간 창의투자자문의 자문형 랩은 -20.06%의 성과를 거뒀다. 한 투자자문사 대표는 “자문형 랩은 이제 사양길로 접어들었다고 봐야 한다”고 털어놓았다.
주식보다 안전하다는 채권도 시장금리가 물가상승률에 미치지 못하는 ‘실질금리 마이너스 상태’가 11개월째 계속되고 있다. 1995년부터 채권금리 통계를 집계한 이후 가장 긴 마이너스 기간이다. 금융투자협회와 통계청에 따르면 시장금리를 대표하는 3년 만기 국고채의 지난달 실질금리는 -0.43%를 기록했다.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전년 동월 대비 3.9% 상승했지만, 3년물 국고채 금리는 평균 3.47%로 집계됐기 때문이다.
금과 원유 등 원자재도 올해 심한 변동성을 겪었다. 금값은 올 초 온스당 1421달러로 거래를 시작했다가 한 달 만에 1318달러까지 떨어졌다. 지난 9월 5일에는 1899달러까지 치솟았다가 다시 한 달 만에 1500달러대로 급락했다.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올해 배럴당 91달러에서 113달러까지 올랐다가 79달러로 급락하는 등 불안한 흐름을 보였다.
‘부동산 불패신화’도 옛날 이야기다. 2000년대 초부터 강세를 이어온 서울 강남지역 아파트 가격은 지난해부터 한풀 꺾였고, 하락세가 지속되고 있다는 평가다. 국민은행의 전국주택가격 동향조사에 따르면 지난달 말 서울 강남·북 지역 아파트 가격은 지난해 같은 시기보다 각각 0.1%, 0.2% 떨어졌다.
이경원 기자 neosar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