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중요한 자유무역 상대는 美”…MB, 필리핀 동포간담회서 역설
입력 2011-11-21 00:24
이명박 대통령은 20일 필리핀을 국빈 방문해 마닐라에서 동포간담회를 갖고 “우리같이 시장이 좁은 나라는 자유무역을 통해 경제영토를 넓혀야 한다”며 “가장 중요한 자유무역 상대는 미국”이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특히 내년엔 (경제에) 걱정이 많아 한·미 자유무역협정(FTA)도 하려는 것”이라며 “미국은 경제뿐 아니라 안보에도 중요해 그렇게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북한을 겨냥해 “지구상에 문을 딱 걸어 잠그고 우리끼리 잘해보자는 나라가 있는데, 그런 시대는 지났다”며 “한국의 발전이 수출 없이 됐겠느냐. 그래서 우리는 세계에 대놓고 자유무역을 하자고 부르짖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이 대통령은 19일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줄리아 길라드 호주 총리와 정상회담을 갖고 한·미 FTA 비준동의안이 국회에서 처리되는 대로 한·호주 FTA의 신속한 타결을 추진키로 했다. 정치·안보 분야 협력을 위한 양국 외교·국방 장관의 ‘2+2회담’도 정례화하기로 합의했다.
또 원자바오(溫家寶) 중국 총리, 노다 요시히코(野田佳彦) 일본 총리와의 한·중·일 정상회담에서 내년부터 한·중·일 FTA 정부 협상을 시작키로 했다. 3국은 한·중·일 FTA를 위한 산·관·학 공동연구를 진행 중이며 연말에 권고안이 나올 예정이다. 2007년부터 시작된 한·중·일 투자협정 협상은 내년에 체결하기로 사실상 합의했다.
북핵 6자회담에 대해선 중국과 한·일 정상이 입장 차이를 보였다. 원자바오 총리는 “현재 진행 중인 남·북, 북·미 대화도 6자회담과 동시에 이뤄지면 더 효과적일 것”이라며 “6자회담이 조속히 재개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그러자 이 대통령은 “북한이 모든 불법적 핵 활동을 중단하고, 재개하지 않는다는 약속을 하는 게 6자회담 재개를 위한 최소한의 신뢰를 조성하는 길”이라며 북한의 핵 활동 중단이 선행돼야 한다고 강조했고, 노다 총리도 “북한의 진정성이 확인돼야 6자회담도 성공할 것”이라고 했다. 중국이 6자회담의 ‘조속한 재개’를 원한 반면 한·일은 ‘전제조건 선결’을 고수한 것이다.
발리·마닐라=태원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