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상하는 아시아] 中 “아세안과의 관계강화가 우선”… 다양한 지역협력 모색
입력 2011-11-20 18:41
중국은 미국의 ‘아시아 복귀’에 대해 현재로서는 맞대응하지 않는 쪽으로 방향을 잡고 있다. 그러면서도 이 지역에서의 협력을 강화해 나가는 등 다양한 대책을 모색하고 있다. 중국은 아직 미국에 맞설 힘이 부족한 데다 내년 지도부 교체를 앞두고 무리수를 둘 상황도 아니기 때문이다. 중국 언론과 전문가들은 이에 대해 “시간은 중국 편”이라고 보고 있다.
중국은 우선 아세안(동남아시아국가연합)과의 관계 강화를 위해 더욱 힘을 쏟기 시작했다. 원자바오(溫家寶) 총리는 이번에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수실로 밤방 유도요노 인도네시아 대통령과 만나 30억 위안(5370억원 상당)을 내놓겠다고 밝혔다. 이 자금으로 아세안 국가들과 해사(海事) 문제를 둘러싼 협력과 해양산업 발전을 위한 사업을 추진하자는 것이다.
중국이 남중국해에서 독점적인 위치를 구축하고 있는 데 대해 아세안 국가들이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는 것을 의식한 행보다.
여기에다 아세안이 기존 10개 회원국에다 한국, 중국, 일본과 인도, 오스트레일리아, 뉴질랜드 6개국을 참여시키는 광역자유무역지대 창설을 추진하는 데 대해서도 싫지 않은 표정이다. 미국 주도의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에 대응하는 카드로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중국은 아세안을 ‘둥멍(東盟)’이라고 부를 만큼 지난 20년 동안 밀접한 관계를 유지해 왔다. 중국은 작년 아세안과 자유무역협정(FTA)도 체결했다. 지난해 양측 간 무역액은 2927억 달러였으나 올해는 지난 10월 2959억 달러를 기록해 이미 지난 한 해 수준을 넘어섰다.
그러나 남중국해 문제는 여전히 난제다. 미국이 대중국 압박을 갈수록 강화하자 중국 군 내에서는 “적이 나를 때리면 가만있을 수 있느냐”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으나 아직 대세는 아니다.
베이징=정원교 특파원 wkch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