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평도 北 도발 1년] “재도발땐 해안포 초토화”… 거점마다 첨단무기 보강

입력 2011-11-21 00:27


북한으로부터 기습적인 포격 도발을 당한 지 1년. 연평도는 요새화가 진행되고 있었다. 북한 공격에 대응할 수 있는 첨단 무기를 보강되고 진지가 새로 구축됐다.

우선 섬 건너 북측 황해도 지역을 직접 타격할 수 있는 K-9 자주포가 대폭 증강됐다. 이동하면서도 사거리 40㎞ 이내 목표물에 포탄을 퍼부을 수 있는 이 자주포는 북한군의 연평도 포격 당시 6문 가운데 3문만 대응사격해 제대로 응사하지 못했다는 비판의 대상이 됐다. 해병대 관계자는 “적의 대응무기 구성이 달라질 수 있어 구체적인 배치 숫자는 밝힐 수 없지만 모든 주요 거점에 K-9이 배치돼 있다”며 “1년 전과 같은 실수는 결코 반복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K-9에 신속하게 포탄을 공급할 K-10 포탄차도 새로 배치됐다. K-10은 한번에 포탄 104발과 장약 504개를 운반한다. 분당 최대 12발의 포탄을 K-9에 공급할 수 있다.

북 해안포를 정밀 타격할 무기는 내년에 도입될 예정이다. 인공위성항법장치(GPS)를 장착한 단거리 정밀유도무기인 5세대형 스파이크 미사일 ‘NLOS’가 바로 그것이다. 50기 정도 배치될 이 미사일은 사거리 25㎞, 중량 70㎏으로 갱도 속 해안포까지 맞힐 수 있다.

북한군 움직임을 밀착 감시하는 장비도 강화됐다. 신형 대포병 레이더 ‘아서(ARTHUR)’도 설치됐다. 비교적 정밀하게 포탄의 탄착지점을 찾아낼 수 있는 장비이지만 하루 6시간 이상 가동하면 전력 과부하로 문제가 발생하는 단점이 있다. 군은 이를 보완하기 위해 음향으로 표적을 탐지하는 ‘할로(HALO)’를 배치했다. 탐지거리 30㎞, 탐지 확률도 90%에 가깝다. 할로는 지난 8월 10일 북한이 포격훈련을 하면서 서해 북방한계선(NLL) 인근에 포탄을 발사하자 정확하게 탄착점과 도발 원점을 알아내기도 했다.

이 밖에 전방관측용 주야간 관측 장비가 연평도 주요 지점들에 설치됐으며 고성능 영상감시체계도 설치됐다. 군은 내년 전술비행선을 배치해 북한군의 해안포 움직임과 이상 동향 등을 관찰할 예정이다. 성능이 개량된 무인정찰기(UAV) 도입도 추진하고 있다.

해병대 병력은 대폭 늘어나 포병 대대가 새로 편성되고 화기 중대와 전차 소대도 증편됐다. 연평도뿐 아니라 백령도에도 K-9 자주포가 대폭 보강됐고 130㎜ 다연장포 ‘구룡’도 배치됐다. 사거리 23∼36㎞인 구룡은 직경 130㎜ 로켓 발사관 36개를 한 다발로 묶어 트럭에 탑재하고 다니며 발사한다. 북한의 122㎜ 방사포보다 위력이 강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하지만 북한의 공기부양정 야간침투에 대비한 전력 보강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는 지적이다. 북한은 황해도 고암포에 대규모 공기부양정 기지를 건설하고 상륙작전 훈련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응하기 위해 백령도에 육군 공격헬기 AH-1S(코브라)를 배치했지만 유도무기가 없어 명중률이 떨어진다는 우려가 나온다.

글=최현수 군사전문기자 사진=곽경근 선임기자 hscho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