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소득층 엥겔계수 7년만에 ‘최고’… 빈익빈 부익부 더 심화
입력 2011-11-20 18:33
식품가격 상승으로 저소득층의 엥겔계수가 7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반면 고소득층은 엥겔계수가 오히려 낮아지는 등 빈부격차가 심화됐다.
20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3분기 소득 하위 20%에 해당하는 1분위 가구의 엥겔계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0.3% 포인트 상승한 22.8%로 조사됐다. 이는 3분기 기준으로 2004년 24.4% 이후 7년 만에 가장 높은 수치다.
엥겔계수는 가계의 전체 소비지출 가운데 식료품과 비주류음료 지출이 차지하는 비중을 나타낸다. 밥상물가 불안으로 저소득층의 고통이 그만큼 커졌다는 의미다. 이들 1분위 가구의 경우 식당과 배달음식 등 외식비에 쓴 돈까지 합하면 먹는 데 지출한 비중이 전체 소비지출의 33%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에 집세까지 오르면서 서민들의 주거비 부담도 가중됐다. 1분위 가구의 지난 3분기 주거·수도·광열비 지출은 16만2600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8.0% 올랐다. 의류·신발 비용을 더하면 1분위가 ‘의식주’에 쓴 돈은 61만5000원으로 전체 소비지출의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의식주와 같은 필수지출 비중이 늘면서 문화생활 등 여가에 들어간 비용은 크게 줄었다. 1분위 가구의 오락·문화비 지출은 4만9400원에 그쳐 지난해 5만4900원에 비해 10% 가까이 감소했다.
전체 가구의 평균 엥겔계수 역시 15.0%로 고유가로 물가가 급등했던 2008년(15.1%) 이후 3년 만에 가장 높았다. 이는 식료품·비주류음료 가격이 오르면서 이 부문 지출 증가율이 7.0%로 전체 소비지출 증가율 5.8%를 넘어섰기 때문이다.
하지만 소득 상위 20%에 해당하는 5분위 엥겔계수는 12.2%로 지난해 같은 기간 12.4%보다 오히려 0.2% 포인트 낮아졌다. 또 이들이 문화생활에 쓴 돈은 지난해보다 3.5% 증가했다. 교육비 지출에서도 1분위(10만1500원)와 5분위(60만9600원)는 6배가 넘는 격차를 보였다.
이용상 기자 sotong203@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