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재건축 박원순發 한파… 선거 후 시세 추풍낙엽
입력 2011-11-20 18:18
서울 재건축 아파트 시장에 박원순 시장발(發) 한파가 몰아치고 있다. 박 시장의 ‘재건축·재개발 사업 속도 조절’ 공약이 현실화되면서 침체를 거듭하는 부동산 시장의 투자심리가 더욱 얼어붙고 있다.
20일 부동산정보업체 부동산114에 따르면 10·26 서울시장 재보선 이후 지난주까지 3주 동안 서울 재건축 아파트 매매가격은 0.68% 하락했다. 특히 강남구의 재건축 시세는 1.49%나 빠졌다. 지난주에는 전주 대비 1.02% 떨어지며 주간 하락률로는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난 주말 서울시가 개포동 주공2·4단지 등 재건축안 4건을 보류한 여파가 본격적으로 밀려오면 앞으로 재건축 시세 하락폭은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재건축 시장뿐만 아니라 오세훈 전 시장이 추진했던 한강르네상스 사업 지역의 주택시장도 타격을 받고 있다. 서울시장 교체 이후 서울 여의도의 아파트 매매 시세는 1.11% 급락했고 잠원동도 0.46% 떨어졌다.
최근 서울 재건축 시장은 박 시장의 의도대로 사업 속도가 지연되거나 사업 자체가 무산될 것이라는 불안감이 퍼져 있다. 국민은행 박원갑 수석부동산팀장은 “재건축은 투자 상품이라 미래 수익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면 실망감이 시세에 바로 반영된다”며 “재건축은 대출금이 높은 경우가 많아 충격에 더욱 민감하다”고 말했다.
박 시장 취임으로 서울 시내 정비사업은 전면 재검토 수순을 밟고 있다. 서울시는 내년 예산안에 뉴타운·재개발 사업성 재검토 연구비 20억원을 책정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부동산 시장 침체로 ‘정비사업=집값 상승’이라는 공식이 깨지면서 정비사업을 반대하는 주민들의 목소리가 더욱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김정현 기자 kj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