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3D TV시장 ‘자국 브랜드’ 천하
입력 2011-11-20 21:55
외국산 브랜드 점유율 하락은 삼성전자와 소니의 부진 때문이다. 삼성전자의 점유율은 1분기 24%에서 3분기 10%로 낮아졌다. 소니의 점유율 하락 속도는 더 가파르다. 1분기 40%에서 3분기 10%로 떨어졌다. 반면 중국 업체들은 스카이워스가 1분기 5%에서 3분기 23%를 차지하며 점유율 1위로 올라서는 등 상위 1∼3위를 휩쓸었다. LG전자의 점유율은 1분기부터 3분기까지 3%를 기록하며 정체 상태다.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된 중국 3D TV 시장은 셔터글래스(SG) 방식을 채택한 삼성전자와 소니 등이 독차지했다. 하지만 올 들어 스카이워스, 콘카, 하이센스 등 중국 업체들이 가격 경쟁력을 앞세운 필름패턴편광방식(FPR)의 3D TV를 출시하면서 전세가 역전된 것이다. 중국 업체들의 3D TV 가격은 삼성과 소니 제품에 비해 30∼50% 저렴하다.
삼성과 LG가 중국 업체의 부상에 긴장할 수밖에 없는 것은 중국 3D TV 시장이 올해만 세계 시장의 25%를 차지하는 등 단일 시장 규모로는 최대로 급부상하고 있기 때문이다. 자칫 중국 시장을 놓칠 경우 글로벌 시장의 위상도 위태로울 수 있다. 시장조사 업체 디스플레이서치에 따르면 2011년 중국 3D TV 시장은 560만대에서 2015년 2100만대로 4배가량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FPR 방식의 3D TV 원조를 자처하는 LG전자는 중국 업체의 강세를 위기이자 기회로 보고 있다. 현재 점유율은 미미한 수준이지만 중국에서 FPR 제품의 점유율이 상승하고 있어 앞으로 시장 전망이 밝다는 것이다. LG전자 관계자는 “FPR이 기술적 우수성과 고객 만족도 측면에서 충분한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는 점이 입증되고 있다”며 “LG만의 프리미엄 브랜드 이미지와 함께 FPR의 선구자라는 점을 부각시키면 승산이 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중국 업체들의 저가 공세를 피해 프리미엄 시장을 공략한다는 계획이다. 삼성전자의 3분기 점유율은 판매량 기준으로는 10%에 불과하지만 판매금액 기준으로는 18%로 여전히 1위를 유지하고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중국 업체의 상승은 삼성과 소니에 의해 독과점됐던 시장이 점차 정상을 찾아가는 과정으로 보고 있다”면서 “중국 시장 자체가 커지고 있기 때문에 어느 정도 점유율만 유지하면 전체 매출액 규모는 계속 늘 것”이라고 전망했다.
맹경환 기자 khmae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