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소리 난 논술시험… 대부분 공교육 밖에서 外大는 영문 출제
입력 2011-11-20 21:30
주요 대학의 수시모집 원서접수 및 논술고사가 20일 마무리된 가운데 대학들이 한국대학교육협의회의 권고에도 불구하고 논술고사를 어렵게 출제해 비판을 사고 있다.
최근 몇 년 동안 공교육에서 접하기 어려운 지문이 논술고사에 연이어 출제되면서 “너무 어렵다”는 지적이 이어지자 대교협은 지난달 24일 “고교 교육과정을 고려해 논술문제를 출제하라”고 각 대학에 권고했다. 그러나 올해 논술고사에서도 ‘수험생의 창의력과 문제해결력을 측정한다’는 명목 아래 고교 교육과정을 벗어나는 지문이 속출했다.
19~20일 치러진 한국외대 논술고사에서는 스티븐 핑커의 ‘빈 서판’, 가렛 하딘의 ‘경쟁배제의 원리’ 등 제시문이 모두 영문으로 출제됐다.
지난 12~13일 치러진 서강대 논술고사에서는 이성복의 ‘네 고통은 나뭇잎 하나 푸르게 하지 못한다’, 루트번스타인 부부의 ‘생각의 탄생’ 등의 논지를 요약한 뒤 르네 마그리트의 ‘이미지의 배반’, 이인성의 ‘당신에 대해서’ 등의 작품과 연관지어 설명토록 했다. 같은 날 성균관대 논술고사에서는 피터 코닝의 ‘공정사회란 무엇인가’에서 발췌한 제시문을 주고 정의의 개념과 사회현상에의 적용을 기술토록 했다. 이 밖에도 각 대학은 존 스튜어트 밀의 ‘자유론’, 시어도어 드 배리의 ‘중국의 자유 전통’, 다니엘 벨·함재봉의 ‘현대세계를 위한 유교’, 알래스대어 매킨타이어의 ‘유자를 위한 질문’ 등을 인용했다.
한편 올해 고려대, 연세대, 서강대 등 서울 11개 주요 대학의 수시모집에는 62만1647명이 지원, 32.86대 1(지난해 27.94대 1)의 평균 경쟁률을 보였다.
정부경 기자 vick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