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 81대 1 ‘대박’ 세종시·부산 청약 열기 언제까지…
입력 2011-11-20 17:42
부산과 세종시 등을 중심으로 타오른 지방 분양열기가 식을 줄 모르고 있다. 인기지역 아파트는 청약경쟁률이 80대 1을 넘어선 곳도 있고, 세종시 아파트엔 분양가에 수천만원의 프리미엄이 붙기도 했다. 과거 부동산활황기에 기승을 부렸던 분양권 불법거래도 단속을 피해 성행하고 있다. 부산과 세종시 등 지방의 분양열기는 당분간 계속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지만 전문가들 사이에선 벌써부터 과열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건설사들, 세종시 ‘대박’=건설사들은 당초 세종시 아파트가 이정도 인기를 끌 것이라고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현대건설과 삼성물산, 대림산업 등 국내 5위권내 건설사들도 애초 수지타산이 맞지 않는다며 발을 빼는 모양새였다. 실제 삼성물산과 대림산업은 2007년 매입했던 아파트 용지를 내놨다. 현대건설은 세종시 아파트 용지 매입계약을 해약키로 했다가 분양시장이 예상외의 열기를 보이자 입장을 바꿨다. 현대건설은 세종시 1-4 생활권 M7블록 876가구를 내년 초 분양키로 했다. M7블록에선 전용면적 60∼85㎡ 280가구와 85∼100㎡ 596가구가 공급된다. 현대건설은 나머지 L5·6·7· 8 블록 766가구는 해약키로 했다.
현대건설의 가세로 다음달부터 내년 초까지 민간 건설사들의 세종시 2차 분양이 잇따를 전망이다. 한신공영은 1-3 생활권 L3 블록에 전용면적 59㎡와 84㎡ 아파트 702가구를 다음달 분양한다. 극동건설도 1-4 생활권 L2·3 블록에 42㎡와 59㎡ 중소형 아파트 610가구를 선보인다. 중흥건설은 내년 2월 1-3 생활권에 임대아파트를 포함, 총 3197가구를 공급한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 관계자는 “아파트용지 매입 업체들이 늘면서 현재까지 공급이 계획된 물량은 모두 3만2000여가구에 이른다”고 밝혔다. 또 계약을 해지한 삼성물산과 대림산업의 4필지도 매각 절차를 진행중이어서 물량은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최근 추세로 볼 때 향후 선보이는 세종시 아파트도 청약경쟁이 치열할 전망이다. 최근 포스코건설의 경우 일반 분양에서 186가구를 모집하는데 1만1713명이 몰려 평균 62.97대 1의 경쟁률을 보이기도 했다.
◇부산, 열기 당분간 이어질 듯=최근 삼성물산 건설부문의 ‘래미안해운대’ 아파트는 일반 분양에서 348가구 모집에 2만8345명이 몰려 평균 81.45대1의 놀라운 경쟁률을 보였다. 특히 전용면적 59.86㎡는 4가구 모집에 1009명이 청약했다. 부산의 청약열기는 이 지역에 최근 2∼3년간 공급이 없어 절대적인 수요가 부족했던 게 가장 큰 이유다. 게다가 부산 등 지방은 총부채상환비율(DTI)이 적용되지 않고, 분양권 전매제한 기간도 최장 1년에 불과하다는 조건도 작용하고 있다. 건설사들도 이런 열기를 타고 분양물량을 끊임없이 내놓고 있다. GS건설은 이달 연산동에서 ‘부산연산 자이2차’의 분양에 나선다. 오피스텔 142실, 주상복합 335가구를 모두 일반에 공급한다.
포스코건설은 다음달 재송동 재송1구역 재개발 물량인 ‘해운대 더샵 센텀누리’를 분양한다. 총 375가구 중 239가구를 일반에 공급하며, 전용면적 기준 72∼127㎡로 구성된다. 삼성물산은 현재 부산 해운대구에서 중동3구역을 재개발한 ‘래미안 해운대’의 청약을 진행중이다. 총 745가구 중 421가구가 일반에 공급된다. 이런 열기에 부산 인근지역과 상가까지 들썩이고 있다.
최근 해운대 마린시티에 들어선 아이파크 상가는 27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고, 부산 구서동 ‘쌍용예가’ 상가 분양률은 90%를 넘어섰다. LH공사가 공급한 부산지역 5개 단지내 상가도 모두 낙찰됐다. 그러나 지방 부동산 시장의 과열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박원갑 국민은행 부동산수석팀장은 “지방 아파트 분양 열기는 수도권에 비해 과도하게 낮았던 가격의 갭을 메우는 과정으로 보인다”며 “부동산 열기는 한번 타오르면 쉽게 꺼지지 않는 속성이 있어 내년까지는 이런 분위기가 이어지겠지만, 이제는 거품이 꺼질 수도 있다는 걸 염두에 두고 투자해야 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노석철 기자 schro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