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경의 열매] 최공열 (11) 외환위기에도 ‘땅끝까지 전하라’ 軍선교 매진
입력 2011-11-20 17:34
전국남전도회연합회는 ‘전도의 황금어장’이라 불리는 군선교에도 각별한 관심을 보였다. 그래서 내가 회장으로 활동하던 1998년에도 논산 제2훈련소의 훈련장병 6000여명을 대상으로 진중세례식을 진행했다. 그런데 특별한 일이 생겼다. 불교 신자인 훈련소장이 훈련병들에게 ‘세례를 받고 성경을 읽으라’는 말을 전한 것이다. 나는 그저 ‘훈련소장이 인사말씀을 하겠지’라고 생각했는데 그가 목사님 설교하듯 훈련병들에게 전도하는 말을 한 것이다.
“훈련생 여러분! 이 소장과 만날 기회가 자주 없지만, 오늘은 내가 여러분께 부탁 하나 하겠다. 알겠나! 오늘은 여러분이 스스로 결정해 세례를 받았다. 이제 세례를 받았으니 부모님께 편지해서 세례교인임을 알리고 자대배치 받을 때 기록카드를 받으면 세례교인이라고 기재하라.”
소장의 메시지는 이게 다가 아니었다.
“옆에 계신 목사님께 물어보니 성경이 66권이라고 한다. 오늘 마침 십자가 목걸이와 성경을 한 개씩 나눠준다고 한다. 군 생활을 하다 보면 시간이 나는 경우가 있으니 이 성경을 읽어봐라. 하루에 한 장씩 읽으면 일독을 하고 제대할 수 있을 것이다. 이 성경엔 여러분들이 중·고교 때 배운 좋은 말들이 다 들어 있다.”
그간 남전도회에서 활동하며 많은 목사님의 말씀과 축사 등으로 은혜를 받아왔지만 이날만큼은 비기독교인인 훈련소장의 인사말씀에 큰 감동을 받았다. 훈련생들도 감명을 받았는지 소장이 말을 맺기도 전에 우레와 같은 박수를 보냈다. 예수를 믿지 않는 육군훈련소장을 통해 군선교 사역을 이뤄가는 것을 보면서, ‘사람이 계획할지라도 그것을 이룩하게 하시는 것은 하나님’이라는 확신을 다시금 갖게 됐다.
나는 1년간 회장으로서 10여회의 진중세례식을 진행했고 3개 지역노회에 전도연합회 조직, 수재민 돕기, 북한이탈주민 방문 및 장학금전달, 교회개척, 전국순회예배 등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는 귀한 사업들에 참여했다.
남전도회 활동 가운데 한 가지 더 회고하고 싶은 것은 십자가탑과 성탄트리 점등식이다. 나는 동서울노회 충현교회의 지원으로 98년 남전도회 임원들과 1300고지에 위치한 백두OP에 60m 높이의 최신형 십자탑을 세웠다. 이 십자탑은 북한동포들도 볼 수 있도록 설치했는데 이는 남한의 신앙의 자유를 보여줄 수 있는 한 단면이라고 생각해 그렇게 제작한 것이었다. 우리는 매년 11월 24일쯤에 십자가와 성탄트리에 불을 밝히는 점등식을 가졌는데 그때마다 축제 분위기였다. 작지만 이러한 일들로 장병들을 위로한다는 사실에 나는 매번 감격스러웠다.
이 밖에도 해외 교회 설립, 전국 교도소 전도 집회 및 위문공연 등의 전도 활동으로 나는 하나님께서 주신 사명인 ‘땅 끝까지 복음 전하라’는 말씀을 지키려고 최선을 다했다. 모자란 사람을 쓰셔서 이런 일을 감당케 해 주신 것만으로도 감사한데, 주님께서는 내게 경제적으로도 복을 주셨다.
억대의 빚과 IMF로 인해 어려웠던 사업과 재산이 일부 회복된 것이 그 증거다. 주님께서는 전국체전 등의 행사를 통해 내 의전홍보물 사업이 잘 될 수 있도록 이끄셨고 그 덕분에 나는 기사회생할 수 있었다. 지금 돌이켜 생각해보면 하나님께서 그 당시 주님의 일을 하는 데 지장이 없도록 특별히 배려하셨던 것 같다.
정리=양민경 기자 grie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