孫, 통합전대 강행 수순… 반발하는 朴

입력 2011-11-18 18:28


민주당과 ‘혁신과통합’이 야권통합 전당대회 개최를 위한 본격적인 절차 밟기에 들어갔다. 민주당은 18일 영등포당사에서 당무위원회를 열고 오는 23일 중앙위원회를 통해 지도부의 통합 전대방안을 논의하기로 했다.

손학규 대표 등 지도부는 중앙위가 통합 전대를 수용하면 예정대로 다음 달 17일 통합 전대를 치르고 통합 정당을 만든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박지원 전 원내대표, 박주선 최고위원 등이 “정당의 통합과 해산은 중앙위의 권한을 넘어선다”며 독자 전대 소집을 요구하고 있어 진통이 예상된다.

당초 손 대표는 야권통합 경과 및 추진계획 보고, 야권통합 추진 의결 및 최고위원회에 추진권한 위임, 당무위에 야권통합 추진결과에 대한 승인권한 위임, 지도부 선출방법에 관한 특례 마련 등 4개 안건을 중앙위에서 논의하자고 제안했다. 당 지도부와 국회의원, 지역위원장 및 지방자치단체장 등 450여명이 참석하는 중앙위에서 통합 전대에 관한 내부 절차를 마무리 짓겠다는 의도였다.

그러나 박 전 원내대표 등 독자 전대파가 반발하면서 비공개 당무위는 1시간45분 동안 이어졌고 양측은 중앙위 안건을 ‘야권통합 추진 관련 사항’으로 타협한 가운데 회의를 마쳤다. 박 전 원내대표는 회의 직후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당원의 통합결의 없이 어떻게 우리가 신당에 참여할 수 있느냐”며 “(당원과 국민이 모여 ‘원샷 통합경선’을 한다는데) 서울대 총장을 고려대 교수가 선출하고, 한국노총 위원장을 전경련 회장이 선출하는 셈”이라고 지도부에 직격탄을 날렸다.

지도부는 독자 전대파의 반발이 거세기는 하지만 야권통합 흐름 자체를 거스를 순 없다는 판단이다. 이에 따라 20일 야권통합을 위한 정당 정파 연석회의 개최→23일 당 중앙위 소집→27일 이전 창당준비위원회 구성 등 순서로 통합을 진행할 계획이다.

민주당과 혁신과통합은 신설 합당 방식으로 통합을 추진 중이다. 통합에 참여하는 세력이 창준위를 꾸린 뒤 통합 전대에서 민주당과 창준위가 합당하는 방식이다. 이인영 최고위원은 최고위원회의에서 일각에서 제기된 기획탈당설과 관련해 “신설 합당 방식을 검토 중이지만 민주당에서 기획탈당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못 박았다.

혁신과통합 측에서는 문성근 상임대표가 통합 정당 당 대표로 나설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그는 라디오 인터뷰에서 ‘당 대표 출마를 고려하고 있느냐’는 질문에 “내부에서 그런 얘기들이 나와 무척 당황하고 있다. 여러분들 이야기를 듣고 있다”고 즉답을 피했다.

엄기영 기자 eo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