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중앙회장 선거 최원병 재선, 농협 사업구조 개편 마무리 최대 숙제

입력 2011-11-18 18:28


말 많고 탈 많던 농협중앙회장 선거에서 최원병(사진) 현 회장이 재선출됐다. 최 회장은 선거과정에서 불거진 각종 논란을 잠재우고 내년 3월 목표로 추진 중인 농협 사업구조 개편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해야 하는 막중한 과제를 떠안게 됐다.

농협중앙회는 18일 전체 대의원 289명 가운데 288명이 참석한 투표에서 최 회장이 191표를 얻어 김병원 전남 나주 남평농협 조합장(97표)을 누르고 연임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최 회장은 이번 당선으로 2015년까지 농협을 책임지게 됐다. 농협중앙회장은 비상근직이지만 조합원 245만명, 총자산 287조원, 계열사 22개사를 총괄하는 막강한 권한을 지녀 ‘농업계 대통령’으로 불린다.

최 회장의 최대 현안은 농협 사업구조 개편이다. 농협은 농민이 키운 농산물을 제값에 팔아주는 본연의 업무에 충실하기 위해 내년 3월까지 금융사업과 경제사업을 분리키로 했다. 금융지주와 경제지주를 둬 각 계열사와 사업 부문을 나눌 예정이다.

최 회장은 농협 내부작업이 잘 이뤄지도록 하는 동시에 사업구조 개편에 따른 자금 확보라는 숙제도 안고 있다. 투표에 앞선 소견 발표에서 최 회장은 “성공적인 사업구조 개편으로 조합원에게 더 많은 실익을 줄 수 있는 탄탄한 토대를 만들 자신이 있다”며 “사업구조 개편의 부족 자원금 6조원을 반드시 정부지원에서 확보하겠다”고 말했다.

농협은 성공적인 사업구조 개편을 위해 부족한 자금이 6조원에 이른다고 판단한다. 반면 정부는 이 중 2조원을 삭감, 4조원만 지원하기로 방침을 정한 상황이다. 4조원 가운데 3조원은 농협이 상호금융특별회계 차입이나 농업금융채권 발행으로 조달하도록 하고 정부는 이자액을 지원할 예정이다. 나머지 1조원은 유가증권 현물출자 방식으로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따라서 정부로부터 지원액을 충분히 얻어내느냐가 첫 시험무대다. 농협 안팎에서는 지난 4월 발생한 사상 최악의 전산마비 사태로 조직관리나 운영능력에 큰 타격을 입은 최 회장이 연임에 성공한 배경에는 사업구조 개편을 ‘결자해지(일을 시작한 사람이 마무리를 짓는다)’하라는 조합원 의지가 자리 잡고 있다고 분석한다.

최 회장은 아울러 선거 후유증을 극복하고 조직을 안정시켜야 하는 과제도 주어졌다. 이번 선거과정에서 최 회장이 농민신문사 회장 자리를 유지한 채 출마한 것을 놓고 ‘피선거권 자격 논란’이 제기됐다. 농협 노동조합은 최 회장이 후보자격이 없는데도 출마해 당선됐다며 소송을 제기하겠다는 입장이다.

김찬희 기자 ch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