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론스타 외환銀 매각 명령] 하나금융도 웃을까 … 외환은행 인수 눈앞
입력 2011-11-18 18:32
금융위원회가 론스타의 외환은행 지분에 대한 조건 없는 강제 매각을 결정하면서 하나금융의 외환은행 인수 가능성도 매우 높아졌다.
하나금융이 지난해 11월 15일 론스타와 외환은행 인수합병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뒤 1년여 만이다.
하나금융은 외환은행을 인수할 경우 단숨에 총자산 300조원(신탁자산 포함)을 돌파, 금융권 지각변동의 주역으로 떠오를 전망이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3분기 기준 총자산 224조원의 하나금융이 총자산 107조원의 외환은행을 인수하면 총자산 331조원의 ‘공룡’ 지주가 탄생한다. 하나금융은 그동안 우리금융(372조원), KB금융(364조원), 신한금융(337조원)에 비해 100조원 이상 규모가 작았지만 외환은행 인수에 성공하면 단숨에 신한금융을 턱밑까지 추격하게 된다. 국내 지점은 1000곳을 넘기며 KB금융에 이어 2위, 국외 지점은 1위로 올라서게 돼 국내외 영업에 탄력을 받게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그동안 프라이빗뱅킹(PB) 외에는 이렇다할 수익구조를 구축하지 못했던 하나금융은 외환과 무역금융에 강점을 가진 외환은행을 인수하면서 다각도의 수익구조를 구축할 수 있게 된다.
하나금융 관계자는 “외환은행과는 중복되는 사업영역이 적어 인위적인 구조조정도 거의 없을 것”이라며 “두 은행의 장점을 결합해 세계적인 은행으로 키울 만반의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하나금융 김승유 회장이 직접 일선에서 뛰며 외환은행 인수에 총력을 기울인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김 회장은 영국 런던까지 날아가 론스타와 외환은행 인수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계약 만료 후에는 론스타 임원과 직접 협상해 연장 계약을 이끌어내는 등 고비 때마다 일선에서 활약했다. 당국과의 사전 협의 없이 독단적으로 협상을 이끌어 어려움을 자초했다는 일부 비판을 감수하면서까지 도 외환은행 인수에 사활을 걸었다.
차기 외환은행장으로 내정됐던 윤용로 하나은행 부회장의 행보도 관심이다. 금융당국이 인수 승인을 미루면서 한 차례 외환은행장 선임이 백지화됐던 윤 부회장은 이후 하나금융에서 글로벌 전략을 담당하며 외환은행장 수업을 받아왔다. 하나금융은 물론 외환은행도 자사 글로벌 네트워크를 통해 윤 부회장의 글로벌 전략 수립을 물밑에서 지원해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윤 부회장이 외환은행장으로서의 역할에 본격 나설 것으로 보인다.
하나금융은 외환은행을 인수한 이후 현재 서울 을지로 1가에 있는 하나금융 본점을 외환은행 건너편 별관으로 이전하고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을 별도 경영할 예정이다.
강준구 기자 eyes@kmib.co.kr